순간 그녀는 코끝이 시큰거렸고 눈물이 앞을 가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자신을 과대평가 했던 것이다.그가 이렇게 허약한 것을 보고 윤혜인은 습관적으로 마음이 아팠고 괴로워하며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그녀는 침대 옆으로 가서 가볍게 물었다.“괜찮아요?”약간 울먹이는 목소리가 그녀의 현재 마음을 드러냈다.그러나 이준혁은 무시했다. 은은하게 비웃으며 말이다.“지금 나 관심해주는 거야?”윤혜인은 말문이 막혀 멍해졌다.‘화났나? 왜 화를 내지?’윤혜인은 이해하지 못했으며 물어볼 생각도 없었다.그녀는 자신이 가져온 보온병을 열어 돼지간이 들어간 죽 한 그릇을 담아 내왔다.돼지 간은 피를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되며, 그녀는 바로 이 죽을 끓이기 때문에 시간을 지체했던 것이다.그녀는 이준혁 앞에 죽을 담은 그릇을 가져가며 말했다.“이것 좀 먹어봐요.”그러나 이준혁은 냉담한 표정으로 먹을 기미가 전혀 없이 손에 든 잡지만 주구장창 보고 있었다.한동안 들고 있은 탓에 윤혜인은 손이 시큰거렸지만, 그는 여전히 받을 의도가 없어 보였다.난처해진 그녀가 그릇을 침대 앞 간이책상에 놓았다.병실 안의 분위기는 매우 무거워졌다.윤혜인은 이준혁이 도대체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 아예 말도 하지 않고 앉아있으니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소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이준혁은 그녀가 다른 이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보고 또 괜히 답답해졌다.‘이렇게 내키지 않으면 아예 오지를 말지.’그는 입술을 연신 물어뜯었다. 자신이 입을 열면 또 윤혜인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할까 봐 두려워서 애써 통제하며 말이다.잠시 후, 마침내 이준혁이 침대에서 내려오려는 모습을 보였다.움직이는 와중에 가슴에 있는 상처가 또 벌어져 그는 얼굴을 찌푸렸다.그 모습을 본 윤혜인도 서둘러 앞으로 나아가 그를 부축하려고 했다.“툭.”이준혁은 갑자기 그녀의 손을 때려 내팽개쳤다.그녀의 손길을 혐오한다는 듯이 아주 세게 말이다.그 바람에 윤혜인의 손등은 붉게 부어올랐고 눈시울도 빨갛게 변
이준혁은 매우 깊게 키스했다.틈새라곤 찾을 수 없는 입맞춤, 윤혜인은 온몸이 이준혁의 차가운 향기에 휩싸인 것 같았다.이준혁은 그녀의 손목을 세게 잡으며 힘을 조금이라도 풀지 않았다.윤혜인은 그가 상할까 봐 너무 힘껏 밀지도 못했다. 마음은 더욱더 초조하게 타들어 갔는데 말이다.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지면서 윤혜인은 별수 없이 이 상황을 버텨냈다.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밖에 없었다.‘미쳤어, 이준혁은 정말 미쳤어.’마침내 웬 냄새가 차가운 분위기를 뚫고 천천히 풍겨왔다.피 냄새였다.윤혜인은 정말 다급해 미칠 것만 같았다. 머릿속은 온통 백지장으로 변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하지만 이준혁은 아직도 그녀와 깊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 마치 그녀의 영혼을 전부 흡입해갈 것 같이 말이다.그때, 윤혜인과 이준혁의 시선이 마주쳤다.한 사람은 탈출하고 싶었고, 다른 한 사람은 이 순간을 간직하고 싶었다.찰나의 순간, 이준혁의 손에 잠시 힘이 풀렸다. 그러자 윤혜인은 망설이지 않고 이준혁의 아랫입술을 꽉 하고 물었다.밀려오는 고통에 이준혁은 하는 수 없이 그녀를 놓아주었다.눈빛은 여전히 사나운 늑대처럼 그녀를 박탈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윤혜인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제일 먼저 호출 벨을 눌렀다.의사를 기다리고 있으며 반쯤 쪼그려 앉아 이준혁의 상처를 살펴보던 윤혜인은 화가 나서 온몸이 떨렸다.피가 이전보다 더 빨리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눈가마저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가 고함을 질렀다.“이준혁 씨! 당신 미친 거예요?”그는 자신의 목숨으로 장난을 치고 있었다.이준혁은 힘이 빠져 바닥에 누워 있었지만 얼굴은 여전히 매혹적이었다. 상처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조금도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없었다.마치 무슨 약을 먹은 것처럼 그의 얇은 입술조차 붉게 변했다.그는 허약한 목소리로 그녀한테 대답했다.“응, 미쳤어.”윤혜인은 조금 당황해했다. 진짜로 미쳤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가 자신의 몸을 갖고 너무 장난치는 것 같아서 화냈을
“뭐 먹으려고요? 주 비서님한테 사 오라고 할게요.”이준혁은 고개를 옆으로 올리더니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여기 먹을 거 있잖아.”그는 돼지 간 죽을 가리키고 있었다.‘아까는 안 먹겠다고 하지 않았나?’그러나 그녀는 굳이 물어보지 않고 차가워진 죽을 병실의 주방에 가져가 버리고 깨끗한 그릇과 젓가락을 다시 가져오려고 했다.하지만 그때 이준혁이 윤혜인의 손을 덥석 잡더니 말했다.“아직 먹을 수 있어.”윤혜인은 대답했다.“이미 차가워졌어요.”그의 몸은 지금 차가운 것을 먹을 수 없었고 하물며 차가운 돼지 간은 맛도 없었다.윤혜인은 가볍게 그의 손을 뿌리쳤다. 비록 뚜렷하진 않았지만 이준혁은 그녀가 그와 피부를 가까이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많이 끓어와서 괜찮아요.”하지만 왜서인지 이준혁은 그녀가 버리지 못하게 계속 고집을 부렸다.“그냥 놔둬. 나 다 먹을 수 있어.”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죽을 받아 작은 탁자 위에 놓고 먹기 시작했다.그러나 상처가 가슴 쪽에 있었기에 스스로 먹으면 몸이 앞뒤로 움직여 무리가 갈 수 있었다.상처 부위의 피부가 당겨질 때 마다 그는 소리 없이 눈썹을 찌푸리며 고통스럽게 먹었다.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윤혜인은 손을 뻗어 그릇을 뺏더니 탁자를 정리하고 그를 눕혀 놓았다. 그리고 한 숟가락 한 숟가락 직접 먹여줬다. 그제야 이준혁은 이전보다 조금 순해진 것 같았다.이 단어는 이준혁처럼 카리스마 있는 사람에게 쓰면 적절하지 않지만, 윤혜인은 그가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순하게 행동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어느새 그는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고 뒤이어 윤혜인이 물었다.“더 먹을래요?”그러자 이준혁은 조금 전의 키스로 인해 빨갛게 부은 윤혜인의 입술을 바라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더 먹을래.”그러고 나서는 겁탈할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윤혜인은 귀마저 빨갛게 변했다.“죽을 더 먹겠냐고 물어본 거예요.”우수 깊은
윤혜인은 그의 우수 깊은 검은 눈동자를 마주하며 살며시 주먹을 쥐고는 거의 애원하듯 간절하게 말했다.“준혁 씨, 꼭 이렇게 날 힘들게 해야만 해요? 준혁 씨도 나한테 그렇게 많은 돈이 없다는 거 알잖아요.”분명 그는 쉽게 윤혜인과의 관계를 끊을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질질 끄는 걸까?이준혁은 숨이 막히는 듯했고 상처도 자극을 받은 듯 아팠다. 차가워진 눈빛으로 그는 말을 할 때조차 이를 악물며 내뱉었다.“돈이 없으면 몸을 팔아. 너를 팔아서 빚을 갚으라고!”그는 정말로 그녀에게 화가 났다. 이번 일로 두 사람 사이가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더 멀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그와 엮이기 싫다는 뜻을 끊임없이 표현하고 있었다.만약 지금 부상을 입고 누워 있지 않았다면, 이준혁은 윤혜인을 강제로 눕혀서라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오직 잠자리를 함께할 때만 그녀는 순순히 굴었으니까.그의 무자비한 말에 윤혜인의 마지막 인내심도 무너졌다. 그녀는 눈물을 삼키며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이준혁 씨, 날 무시하는 게 그렇게 기쁜 거예요? 그냥 한 번 찌르면 되는 거죠? 내가 그대로 해줄게요!”그녀는 미친 듯이 침대 머리맡에 있던 과도를 집어 들고 가슴에 찌르려 했다.“그만둬!”눈빛이 차갑게 번뜩이더니 이준혁은 갑자기 팔을 들어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세게 흔들었다.쾅!과도는 바닥에 떨어졌다.윤혜인은 그의 강한 끌어당김에 상반신이 침대 위로 넘어지며 그의 다리를 누르게 되었다. 그러자 이준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윽” 하고 신음 소리를 내더니 애써 고통을 참으며 말했다.“날 또 한 번 찌를 셈이야?!”윤혜인의 등은 그의 손에 꽉 눌려 있었고 얼굴은 하얀 이불에 파묻혀 있었다. 그의 질문에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어깨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이준혁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낮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그렇게 싫어? 그럼 내 목숨을 너한테 주면 좀 낫겠어?!”그는 사실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목숨을 줄
윤혜인은 화가 났다.정유미를 위해 화를 낸 것이 아니라 분명히 함께할 생각도 없으면서 정유미와 잠을 잔 이준혁의 행위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정말 무책임한 쓰레기 같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라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물을 마시러 가려고 했다.그러나 막 일어서려던 찰나, 이준혁의 긴 팔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뒤로 당겼다.윤혜인은 그대로 침대 가장자리에 넘어졌고 이준혁의 팔은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았다.그렇게 이준혁의 품에 안겨있는 것처럼 윤혜인의 자세가 묘하게 변해버렸다.윤혜인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이준혁 씨!”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그의 상처를 고려해 크게 움직이지 못하고 윤혜인은 고개를 돌려 그를 노려보았다.“왜 불러?”이준혁은 그녀를 바라보며 눈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우수 깊은 눈동자는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놔줘요.”윤혜인은 그의 팔을 떼어내려 했지만, 그 팔은 마치 용접된 철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는 큰 동작 없이 긴 팔로 그녀의 턱을 가볍게 쥐고 물었다.“나한테 쓰레기라 헌 게 무슨 뜻인지 설명 좀 해봐, 응?”윤혜인은 입술을 물어뜯더니 말했다.“정유미 씨와 약혼할 생각도 없으면서 유미 씨한테 그런 짓을 했잖아요... 그게 쓰레기가 아니면 뭐예요!”윤혜인은 속으로 여성을 가지고 노는 그의 행동을 비열하고 저급하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이준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런 짓이라니?”윤혜인은 머뭇거리며 말했다.“그런 짓이요.”“그게 뭔데?”윤혜인은 손가락 두 개를 교차시키며 말했다.“이거요!”이 말을 들은 이준혁은 당황해하며 진지하게 말했다.“난 정유미 씨랑 손도 안 잡았어.”“손을 잡는 걸 말하는 게 아니잖아요!”“그럼 뭔데?”이준혁은 일부러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자신의 길고 아름다운 손가락을 강하게 끼워 넣고는 빠르게 교차시키며 물었다.“이게 뭔데?”얼굴이 익은 토마토보다 더 빨개지더니 윤혜인은 고개를 돌리고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당신은 정말 변태
그의 유치함과 충동적인 성격은 그녀가 그를 성인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했다.“아직도 못 믿겠어?”이준혁은 그녀의 손을 들어 올려 작은 만두처럼 포동포동한 손가락 끝을 살짝 물었다. 그리고는 위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보아하니, 내 키스 실력이 많이 못 해졌나 보군. 내가 너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느끼지 못했다니...”그는 마지막 단어를 속으로 삼켰다.그녀가 놀랄까 봐 말이다.아니나 다를까 윤혜인은 잔뜩 긴장하며 몸을 뒤로 피하려 했다. 그러자 이준혁의 안색이 이내 어두워졌다. 그는 윤혜인의 허리를 잡아 다시 가까이 끌어당기더니 말했다.“피하지 마.”이준혁은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자신을 향해 돌리더니 깊고 매혹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말했다.“난 이제 해명 다 했으니 이제 네 차례야.”그러자 윤혜인의 심장이 요동쳤다.“제 차례요? 그게 무슨...”“너한테 한 가지만 물을게. 한구운이랑 정말...”이준혁은 잠시 멈추었다. 그 몇 마디가 매우 쓰라린 듯 쉽게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잠시 후, 그가 다시 힘겹게 말을 이었다.“사귀고 있는 거야?”그러자 윤혜인은 눈을 깜빡이며 시선을 피했다.“그건 중요하지 않아요.”이준혁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밀어 올리며 고개를 숙여 피하지 못하게 했다.두 눈이 마주쳤고 그는 윤혜인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말해줘. 나한테는 그게 정말 중요해.”겉으로는 침착해 보였지만, 사실 그의 마음속은 이미 뒤죽박죽이었다.이것은 다음 단계에서 그녀를 어떻게 되찾아올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그의 조사에 따르면 그날 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밤을 보낸 적이 없었다.그리고 이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설명해준다,그는 윤혜인의 몸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몸을 한 번이라도 맛보면, 한번 또 한 번 원하게 되는 그런 매력.어떤 남자도 이를 참을 수 있을 리 없었다.그 남자가 고자가 아니라면 말이다.병실의 따뜻한 노란 불빛 아래, 그의 오똑하게
윤혜인은 순간 조금 화가 났다.‘왜 아직도 이런 걸 신경 쓰고 있는거야?’“혜인아...”그는 창백한 얼굴로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 아무리 아파도 놓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이준혁의 이런 모습을 보고 윤혜인은 코끝이 조금 시큰거렸다.‘진짜인지 아닌지, 그게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 어차피 우리는 이미 끝난 사이인데.’마침내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니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이준혁에게 이끌려 그의 품에 안겼다.“읍...”두 사람은 입을 맞췄다.이준혁의 가느다라고 예쁜 손가락은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 얇은 그의 입술은 천천히 더욱 깊게 윤혜인의 입속으로 파고들어 갔다.그의 폭풍 입맞춤에 윤혜인은 다리가 다 나른해졌고 더불어 조금 수치스러운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이내 그의 부상이 떠올라 그녀는 두 손을 어깨에 받치고 가능한 한 자신이 그 상처에 닿지 않도록 했다.이 자세로 두 사람은 더욱 가까이 몸을 밀착하게 되었다.이준혁은 윤혜인은 더는 참을 수 없다 할 때쯤, 적절한 타이밍에 그녀를 놓아주었다.윤혜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만약 그가 다친 게 아니었다면 일찍이 뺨 한 대를 날리고도 남았을 것이다.그녀가 손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쓰자 이준혁은 더욱 꽉 잡았다.“이준혁 씨!”윤혜인은 마치 함정에 빠진 것 같았다.“나랑 약속한 거 후회하는 거예요?”‘아무 상관없는 일 아닌가? 왜 계속 이렇게 시시때때로 나를 못살게 구는 거야?’“응. 후회해.”이준혁은 미안한 표정도 없이 빠르게 대답했다. 마치 약속을 파기한 사람이 윤혜인인 것처럼 말이다.“너!”윤혜인은 화가 났다.하지만 이준혁은 여전히 뜻을 알 수 없는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볼 뿐이었다.“승복하지 못하겠으면, 다시 돌아오면 되잖아!”입이 떡 벌어지다 못해 윤혜인은 하마터면 턱이 땅에 닿을 뻔했다.이준혁이 침착한 목소리로 그녀를 유혹했다.“그날 밤, 세 번, 너한테 두 배의 보상을 줄게, 어때?”윤혜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이준혁은 진지하
윤혜인은 그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윤혜인이 자지 않으면 자신도 자지 않겠다는 이준혁의 뜻 말이다.그녀는 짐짓 모른 체하며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그렇게 30분의 시간이 흘렀다.고개를 든 윤혜인은 이준혁의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발견했다. 오래 앉아있다 보니 힘든 모양이었다.그 모습을 본 윤혜인은 또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졌다.때때로 그녀는 너무 쉽게 약해지는 자신의 마음이 불만스러웠다.그녀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내가 침대에 오르면 잘 거예요?”이준혁이 그 매력적인 얼굴로 웃기 시작했다.“응. 너랑 같이 잘래.”곧 윤혜인은 일어나 벽장에서 이불을 안고 와서 깔았다.“우선 말은 바로 합시다. 우리 한 사람이 한 이불 덮고 또 절대 이 선 넘으면 안 돼요.”이준혁은 조금 후회했다.‘간호사한테 이불도 가져가라고 말했어야 하는 건데... 깜빡 잊었네.’하지만 후회해봤자 이미 늦었다....병원에서 나온 소원은 마치 온몸에 힘이 빠진 것 같았다.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다름 아닌 위암이라고 했다.이미 위암 3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수술해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 기껏해야 3개월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며 말이다.그녀는 검사 보고서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 위에 적힌 수치들은 소원의 위가 만신창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리고 있었다.그러나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 문제가 아니었다.손에 쥐고 있는 또 다른 혈액 검사 보고서에는 그녀가 임신했다고 나와 있다!그것도 이미 두 달 차에 접어들었다고 한다.그동안 육경한과 관계를 맺으며 여러 번 출혈을 경험했기에 그녀는 줄곧 자신이 정상적으로 생리를 한다고 생각했다.때문에 임신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육경한은 별 요구를 하지 않았지만 소원은 매번 스스로 사후피임약을 챙겨 먹었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임신을 하게 될 줄이야...의사의 말이 여전히 귀에 맴돌았다.“가능한 한 빨리 중절 수술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위암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