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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윤혜인은 그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윤혜인이 자지 않으면 자신도 자지 않겠다는 이준혁의 뜻 말이다.

그녀는 짐짓 모른 체하며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그렇게 30분의 시간이 흘렀다.

고개를 든 윤혜인은 이준혁의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발견했다. 오래 앉아있다 보니 힘든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본 윤혜인은 또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졌다.

때때로 그녀는 너무 쉽게 약해지는 자신의 마음이 불만스러웠다.

그녀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

“내가 침대에 오르면 잘 거예요?”

이준혁이 그 매력적인 얼굴로 웃기 시작했다.

“응. 너랑 같이 잘래.”

곧 윤혜인은 일어나 벽장에서 이불을 안고 와서 깔았다.

“우선 말은 바로 합시다. 우리 한 사람이 한 이불 덮고 또 절대 이 선 넘으면 안 돼요.”

이준혁은 조금 후회했다.

‘간호사한테 이불도 가져가라고 말했어야 하는 건데... 깜빡 잊었네.’

하지만 후회해봤자 이미 늦었다.

...

병원에서 나온 소원은 마치 온몸에 힘이 빠진 것 같았다.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다름 아닌 위암이라고 했다.

이미 위암 3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수술해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 기껏해야 3개월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며 말이다.

그녀는 검사 보고서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 위에 적힌 수치들은 소원의 위가 만신창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 문제가 아니었다.

손에 쥐고 있는 또 다른 혈액 검사 보고서에는 그녀가 임신했다고 나와 있다!

그것도 이미 두 달 차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육경한과 관계를 맺으며 여러 번 출혈을 경험했기에 그녀는 줄곧 자신이 정상적으로 생리를 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임신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육경한은 별 요구를 하지 않았지만 소원은 매번 스스로 사후피임약을 챙겨 먹었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임신을 하게 될 줄이야...

의사의 말이 여전히 귀에 맴돌았다.

“가능한 한 빨리 중절 수술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위암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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