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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남자는 재잘재잘 말을 하던 여자의 입술을 깨물고 놓아줬다.

“스읍-”

윤혜인은 입술을 매만졌다.

상처가 나지는 않았지만, 살짝 부어있었다.

빨갛게 부풀어 오른 입술은 더 유혹적이었다.

“뭐... 뭐 하시는 거예요?”

술기운이 많이 오른 윤혜인의 말투는 화를 낸다기보다는 애교를 부리는 것에 가까웠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두 손을 남자의 허리에 두다 보니 더 애교스럽게 들렸다.

그녀가 다시 물었다.

“어떻게 병원에서 나왔어요? 의사가 나가도 된대요?”

눈을 가늘게 뜬 이준혁이 답했다.

“날 혼자 병원에 두고, 다른 사람이랑 밥 먹고 술을 마시니 잘 넘어갔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동료예요!”

윤혜인이 반박했다.

이준혁이 그녀의 앙증맞은 코끝을 꼬집으며 새침하게 말했다.

“내가 안 왔으면, 아까 그 사람이랑 바로 갔겠어?”

“설마요...”

윤혜인이 살짝 트림했다. 그녀의 숨 속에서 과일의 달콤함과 있는 듯 없는듯한 우유향도 같이 풍겨왔다. 달큼한 향이었다.

윤혜인은 놀라서 얼른 입을 틀어막았다. 뼛속까지 교양이 있는 그녀다 보니 다른 사람 앞에서 트림하는 것은 교양 없고 부끄럽게 느껴졌다.

“죄, 죄송합니다.”

손가락 사이로 부끄러운 듯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준혁은 매우 즐거운 듯 몸까지 들썩이며 웃었다.

‘어떻게 사람이 술을 조금 마셨다고 이렇게까지 귀여워지지? 너무 몽글하고 달큼하잖아.’

이준혁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웃음기가 묻은 말투로 답했다.

“괜찮아, 너무 좋아. 하지만 앞으로 내가 없는 곳에서는 술 마시지 마.”

이준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유머러스하게 그녀에게 경고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싫었다.

윤혜인은 입을 삐쭉이며 불만스럽게 답했다.

“너무 제멋대로잖아요. 어떻게 제가 아는 사람이랑 이렇게 똑같죠?”

이준혁은 길고 가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말랑한 입술을 쓰다듬으며 허스키하게 물었다.

“네가 아는 누구?”

“닮았어요. 근데, 그 사람도 나쁜 사람이에요.”

윤혜인이 불평을 내뱉었다.

술기운 때문에 윤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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