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06화

놀란 윤혜인은 얼굴을 이준혁의 목에 파묻었다.

문밖에는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서 있었다. 늦은 시간,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VIP 손님은 없을 거라는 생각에 몰래 VIP 엘리베이터를 누른 것이었다.

손님을 확인한 아주머니는 거듭 사과했다.

이준혁은 흐릿해진 눈동자로 별다른 말 없이 엘리베이터 문을 닫았다.

방금 남자가 안고 있던 여자의 목이 빨갛고 불편해 보이는 환자 같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웠지만, 다행하게도 혼나지 않아 가슴을 내리 쓸었다.

그때, 환자 같은 윤혜인의 얼굴은 매우 붉었다. 술기운도 놀라움으로 인해 반쯤 깬 상태였다.

그 상태로 그녀는 조금 전 뭘 했든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자세만으로도 자극적이어서 더 이상 생각을 이어 나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준혁에 의해 병실로 옮겨지면 윤혜인은 자는척해서 지금 상황을 모면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준혁은 그녀를 흔들어 깨웠다.

“착하지, 얼른 씻어.”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이대로 자도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역시, 기척이 없네.’

그녀가 몰래 기뻐하고 있을 때, 이준혁이 다시 소파로 돌아와 그녀를 안아 따스한 물로 세심하게 씻겨주었다.

몸의 전율로 인하여 더 이상 자는척하기 어려웠다.

그녀는 비몽사몽 눈을 뜨며 물기 어린 고양이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야릇한 분위기 속에서 남자의 시선이 잠시 윤혜인에게로 향했다. 이준혁은 낮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답했다.

“힘들잖아. 내가 해줄게.”

윤혜인이 고개를 저으며 빨개진 얼굴로 곧 울음을 터트릴 것처럼 답했다.

“아니에요, 안 힘들어요.”

윤혜인은 지금 그저 이준혁이 빨리 나갔으면 했다. 하루 종일 모내기에 끌려간 것처럼 허리가 시큰거린다고 인정할 리가 없었다.

이준혁의 시선이 그녀에게 꽂히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

“안 힘들어?”

윤혜인이 극구 부인했다.

“안 힘들어요! 정말 안 힘들어요.”

젖은 머리카락과 사랑 받은 후처럼 붉게 묽은 윤혜인의 이쁜 얼굴은 마치 소리 없이 초대처럼 유혹적이었다.

“그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