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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말을 마친 남자의 짙고 검은 눈동자가 소원을 노려보며 비꼬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유언은 미리 생각해 두는 게 좋을 거야.”

소원은 뜻밖에도 전례 없는 평온함을 보였다.

곧 죽게 될 사람이 뭐가 두렵겠나.

아무리 무섭다고 해도 결국 죽으면 끝이 아닌가.

곧이어 소종이 자료 더미를 들고 나타나 소원의 요청에 따라 하나하나 보여주며 모두 원본임을 확인시켰다.

확인을 마친 소원이 매섭게 말했다.

“여기서 태워버려!”

소종은 육경한을 돌아보았고 그는 잘생긴 얼굴에 어둠이 드리운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불태워!”

타오르는 불길이 순식간에 종이와 디스크를 집어삼켰다.

소원의 표정은 더 이상 침착하지 않았고 다소 흥분한 기색도 보였다.

숨겨진 위험은 제거되었고 아빠는 감옥에 가지 않아도 되었다.

그릇에 검은 재만 남았을 때 육경한은 이미 검은 상의와 검은 바지를 입고 있었고, 신비로운 검은색이 살기 어린 그의 잘생긴 모습을 덮고 있었다.

육경한은 곧 죽일 듯한 무서운 표정으로 소원을 노려보더니 잇새로 한 마디를 뱉었다.

“이제 놔!”

소원은 여전히 진아연의 목을 조른 채 육경한과 신경전을 벌였다.

“한 가지 더 약속해 줘.”

“소원!”

남자는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 당장 네 부모님을 잡아서 산골에 데려가 늑대 먹이로 던져 줘야겠어?”

육경한의 얼굴에는 눈앞의 여자를 정말 짓밟고 싶다는 살기가 짙게 배어 있었다.

이렇듯 누군가에게 놀아난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럼 도련님이 더 빨리 움직이는지, 내 손이 더 빠른지 한번 볼까요?”

소원은 침착하게 말을 뱉어냈지만 곧 손에 힘이 풀릴 거라는 걸 본인만이 알고 있었다.

오른손이 부러진 후 그녀는 팔의 힘으로 진아연을 포박할 수밖에 없었지만 고통은 무시할 수 없었다.

손에 쥔 포크도 흔들리며 금방이라도 닿을 듯 위협적이었다.

협상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녀는 분노에 찬 남자가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자신의 요구를 말했다.

“다시는 우리 부모님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해. 내가 한 일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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