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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잘생긴 육경한의 얼굴이 잔뜩 굳어졌다. 손목까지 부러진 소원이 인질을 잡고 협박할 줄이야.

역시나 이 교활한 여자를 간과했다. 그녀를 두고 방심하는 게 아닌데.

“소원, 두 번 말 안 할 테니까 당장 아연이 놔줘!”

그의 한없이 깊은 눈동자가 소원의 얼굴을 노려보며 맹독을 묻힌 화살처럼 그녀의 심장을 꿰뚫을 것만 같았다.

그 표정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몸을 떨게 만들었고, 소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육경한이 화를 내는 모습을 처음 보는 건 아니었지만, 오늘은 금방이라도 누군가를 짓밟을 것만 같은 분노가 유난히 강렬했다.

그건 다름 아닌 소원이 그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진아연을 건드렸기에 이 지경까지 분노가 치밀어 올랐던 것이다.

그의 분노를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방법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그런 것 따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더 이상 아빠라는 약점을 육경한 저 미친놈에게 계속 쥐어 줄 수는 없었다.

혹시나 기분이 안 좋거나 자신이 말을 안 들으면 아빠는 당장이라도 감옥에 들어갈 테니까.

아버지처럼 신체 기능이 저하된 노인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멀쩡한 사람이라도 그곳에 들어가면 목숨을 반쯤 잃을 수도 있었다.

한 번 들어가면 이번 생에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그녀는 도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소원은 포크를 진아연의 목에 겨눈 채 겁 없이 육경한을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육경한, 20분만 줄 테니까 계약서랑 자료 가져와. 안 가져오면 이 여자 죽여버릴 거야.”

이건 그녀의 한계였다. 지금 다친 그녀는 몸도 허약해 시간을 오래 끌 수 없었기에 빨리 끝내야 했다.

육경한의 눈동자에 거센 폭풍이 몰아쳤고 그는 가늘어진 눈매로 분명하게 말했다.

“소원, 죽고 싶어!”

지옥보다 더 서늘하게 들리는 목소리가 소름 끼치게 했다.

소원은 이에 굴하지 않고 벽에 걸린 시계추를 쳐다보며 침착하게 말했다.

“도련님, 이제 19분 30초 남았네요.”

퍽-

살기 어린 남자의 주먹에 수억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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