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04화

육경한은 손을 뻗어 소원의 잔머리를 넘겨줬다. 그러고는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나도 알고 싶어.”

소원의 미소는 그대로 얼굴에 얼어붙었다. 입술이 하도 심하게 떨려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반대로 육경한은 기분 좋은 듯 피식 웃었다. 시선은 새끼손가락의 반지를 돌리는 그녀에게 향해 있었다.

지난번 구치소에서 여자들은 그녀의 새끼손가락을 잘라 증명으로 했다. 비록 제때 잇기는 했지만 흉터가 하도 선명해서 이렇게 가릴 수밖에 없었다. 안 그러면 부모가 걱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잠시 후 육경한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일은 내가 책임지고 해결해 줄게.”

분명히 원하는 일인데도 소원은 어쩐지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무릎에 올려놓았던 손으로 주먹을 쥐더니 비웃는 말투로 말했다.

“내가 진찬성이 벌받는 날까지 살아있어야 할 텐...”

그녀가 말을 마저 하기도 전에 눈앞에 어두워졌다. 차가운 입술은 닿기만 하고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육경한은 웃음기가 서린 눈빛으로 물었다.

“지금 질투하는 거야?”

소원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토록 누군가의 머리를 열어서 생각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은 또 처음이었다.

‘도대체 어느 단어에서 질투라고 착각한 건지? 역겨줘.’

소원은 미친 듯이 입술을 문질렀다. 동작은 입술의 껍질을 벗겨내기라도 할 것처럼 거칠었다.

순간 육경한의 안색은 싸늘하게 식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더니 자기 몸에 대고 거리를 좁혔다.

이번에 그는 조금도 봐주지 않고 과감하게 치아를 뚫었다. 그리고 그녀가 아픈 듯 신음을 낼 때까지 내몰았다.

소원은 남자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 그녀가 아무리 반항해 봤자 그는 간지럽기만 했다.

키스는 점점 깊어졌고 욕망은 위험한 신호처럼 밀려왔다. 소원은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미친놈! 약혼녀가 바로 옆에 있는데 이러고 싶을까? 지금 날 사람 취급도 안 하는 거잖아.’

이때 육경한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핸드폰 화면에는 ‘아연’이라는 두 글자가 떴다.

육경한이 잠시 일어난 틈을 타서 그녀는 정확히 그의 상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