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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화가 난 윤혜인은 몸이 떨렸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선배와 난 친구예요. 선배에겐 나는 그저 동생일 뿐이에요.”

동생?

이준혁은 콧방귀를 꼈다. 같은 남자로서 그가 잘못 짚었을 리 없다.

한구운의 그 음흉한 눈빛은 절대 동생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었다.

윤혜인의 몸매를 바라보며 침을 흘렸고 드러난 허리에 흥분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더욱이 파티를 싫어하는 윤혜인이 오늘따라 정갈하게 메이크업을 하고 나타났다.

여러 가지 정황들은 그를 화나게 했다.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이글거렸다.

“그래서 오늘 그 사람을 꼬시려는 거야?”

윤혜인은 폭발할 것 같았다.

믿으려 하지 않으면 그뿐이지 이제는 모욕하려 든다.

그녀는 왜 아직도 그가 자신을 믿어주길 바라고 있는 걸까?

제멋대로 그녀를 판단한 게 어디 한두 번인가?

이제 함부로 집적거린다는 죄명을 붙이고 있다.

그야말로 결혼 생활에 충실하지 않았는데 무슨 자격으로 그녀를 질책하고 있는가.

오랜 시간 참아왔던 것이 폭발할 것 같았다.

그녀도 더 이상 참고만 있을 수 없었다.

“내가 선배와 연락한다고 뭐라 하는데 당신은? 당신이야말로 임세희랑 놀아나고 있잖아요!”

“우리는 아주 정상적으로 만나요. 당신들처럼 숨어서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하지는 않아요.”

“당신은 그래도 되지만 내가 하면 안 된다는 법 있나요?”

드디어 폭발한 윤혜민은 참았던 눈물까지 쏟아냈다.

분명 잘못한 것은 그들인데 왜 항상 그녀가 죄인인지 알 수 없다.

그녀가 그를 사랑한 이유인가?

그녀가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는 그녀를 멋대로 괴롭혀도 된단 말인가?

그런 거라면 이런 고통스러운 사랑, 이제 하고 싶지 않다.

그녀는 주먹을 꼭 쥐고 차갑게 말했다.

“만약 선배가 사라진다면 나도 함께 사라질 거야.”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말하는 거야?”

이준혁은 이를 악물었다. 그에게서 품어져 나오는 독기는 가히 그녀를 찢어버리고도 남았다.

윤혜인은 마음이 너무 시렸다.

이준혁에게는 임세희와 가족의 생명 외엔 중요한 건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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