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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승제 씨 곁에 있을래요

고통 때문에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어도 성혜인은 반승제가 한 말을 똑똑히 들었다.

무엇을 알겠다는 거야?

성혜인이 그의 소매를 꽉 쥐었지만 그는 묵묵히 성혜인을 껴안을 뿐이었다.

성혜인은 그저 자신이 깊은 물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온몸이 축축하게 젖어 들고 귓가가 윙윙거렸다.

반승제가 옆의 두 사람에게 물었다.

“고통을 줄이는 약은 없나요? 진통제는요?”

진세운이 성혜인의 얼굴을 훑어보더니 대답했다.

“나한테 진통제가 있긴 한데. 효과는 겨우 3일이야. 게다가 3일이 지나면 고통이 배가 돼.”

배현우가 의외라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연구기지에서 만들어낸 약물에 대응할 수 있는 진통제, 그 진통제가 있는 사람 역시 보통이 아니다.

“그럼 먹게 해줘. 힘들어하는 거 더는 못 보겠어.”

잠긴 목소리로 어렵게 대답한 반승제가 진세운이 바늘을 꺼내 드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때, 성혜인이 어디서 힘이 솟구친 건지 반승제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주사 안 맞을래요. 승제 씨 마음 다 이해하는데 그래도 전 가고 싶지 않아요. 승제 씨 곁에 있을래요.”

성혜인은 혼신의 힘을 다해 한자 한자 어렵게 말하고 있었다. 안색은 백지장같이 창백했고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얼굴에 아무런 핏기가 보이지 않았고, 게다가 눈앞도 보이지 않으니 말로써 그 초췌함을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반승제가 어떻게 제 애인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있을까.

“혜인아, 일단 진통제만.”

“싫어요.”

그러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만 까무러칠 뻔했다.

진세운도 동작을 멈추고 반승제에게 다시 물었다.

“정말 맞힐 거야? 설마 3일째 되는 날 효과가 사라지면 바로 보낼 생각인 거야?”

반승제가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별다른 방법이 없다.

전에 성혜인이 K 씨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의 목적이 무엇이든 적어도 성혜인의 목숨을 살려둘 것이다. 또 수령에 대해 말하기도 했었다. 지금 상황도 말을 듣지 않아 복수 당한 것이라고 했다.

반승제가 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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