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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9화 고마워하든 말든 상관없어요

어디선가 성혜인을 노려보는 시선은 더욱 원망스럽고 악랄해졌다.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수천 번은 죽이고 남았을 것이다.

성혜인이 이상한 느낌을 받던 그때 어디선가 사람들의 야유 소리가 들려왔고 남 일에 참견하는 타입이 아니었지만 익숙한 목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이거 놔! 놓으란 말이야! 나 설씨 가문의 아가씨야.”

“퉤! 아가씨 같은 소리하네. 여기에 왔다는 건 팔렸다는 뜻이고 넌 앞으로 내 노예가 될 거야. 아이를 다섯 명 낳기 전까지는 떠날 생각도 하지 마.”

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린 채로 벽 너머를 바라봤고 아니나 다를까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은 설인아였다.

설인아가 왜 그레이 지대에 나타난 거지?

그 와중에 성혜인을 발견한 설인아는 두 눈이 반짝 빛났다.

“혜인 씨, 나 좀 꺼내줘요. 안 그러면 우리 큰오빠한테 다 일러바칠 거예요.”

성혜인은 그저 이 상황이 너무 우스웠다.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여전히 거만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최근에 일어난 모든 일을 반승제를 통해 이미 전해 들었다. 설인아는 설씨 가문의 아가씨가 아니란 건 이미 확정한 사실이다. 임수아가 맞는지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설기웅도 움직이지 시작했고 서주혁도 이제 정신을 차렸으니, 사건의 진실은 조만간에 밝혀질 것이다.

설인아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때다 싶어 달려들어 성혜인의 다리를 덥석 껴안았다.

“큰오빠 찾으러 왔어요. 우리 오빠가 어디에 있는지만 알려주면 찾고 나서 바로 여기를 떠날게요. 그러니까 제발 한 번만 도와줘요. 방금 전에는 제가 실수했어요. 그런 말투로 부탁하면 안 되는건 데...”

성혜인은 원수에게 덕을 베푸는 사람이 아니다. 하물며 설인아 때문에 죽을뻔했는데 그녀를 굳이 도와야 하는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눈살을 찌푸린 채 서 있던 성혜인은 설인아의 뒤에 있던 남자가 달려와 그녀의 발목을 덥석 잡는 걸 목격했다.

“미쳤냐? 돈까지 줬는데 감히 도망쳐?”

순간 뺨 한 대가 날아와 설인아의 얼굴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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