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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5화 사악한 눈동자

설인아의 연기력은 정말 대단했다. 게다가 언제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은 허약하기 그지없었고 독을 탈 만한 힘조차 남아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설우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잠깐 주춤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검사를 맡겼다.

설인아는 여전히 설기웅의 품에 안긴 채 눈물을 펑펑 쏟았고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 몸마저 덜덜 떨었다.

옆에 있던 나미선은 마치 설인아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듯 옆에서 끊임없이 위로 하고 있었다.

곧이어 의사가 부랴부랴 달려와 설의종의 병세를 살폈고, 그 와중에도 설우현은 절대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아버지 상태가 좀 어떤가요?”

“일시적인 호흡곤란이 온 것 같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셔야 합니다.”

“다른 증상은 없나요?”

“네, 없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설인아은 설기웅의 옷깃을 덥석 잡았다.

“오빠, 저 이제 그만 갈래요. 아버지는 절 보기만 해도 화가 나나봐요.”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말하자 마치 비련의 여주인공이라도 된 듯 처량해 보였다.

설기웅은 한숨을 내쉬더니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을 시켜 그녀를 데려다줬다.

설의종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지금, 장남인 그가 자리를 비우는 건 파렴치한 행동이니까.

설기웅의 별장으로 돌아온 설인아는 만족스러운 듯 눈빛이 사악하게 돌변했다.

그녀는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남자에게 연락했다.

“한 방울만 마셨고 나머지는 전부 피부에 닿았어요. 이래도 효과가 있을까요?”

“네, 한 방울도 아주 치명적이어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겁니다.”

설의종은 순간 두 눈이 반짝 빛났다. 그 남자가 약을 건네줄 때 아주 독하다고 강조해서 그런지 이런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잘됐네요! 그럼 평생 깨어나지 못한다는 말이죠? 이제 오빠가 성혜인을 상대하는 일만 남았네요? 성혜인이 죽으면 어차피 아무도 설씨 가문의 딸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을 거예요. 그때쯤이면 오빠랑 엄마가 저를 설씨 가문으로 데려가겠죠?”

여러 사람에게 강간당한 일은 이미 소문이 잔뜩 퍼졌기에 나미선과 설기웅은 그녀를 무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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