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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2화 성혜인이 제 동생이라니

그의 손이 잠시 허공에서 멈칫했다.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서주혁은 여전히 지도 위의 그 주소를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혜인 씨의 기억과 주위 사람들의 기억이 맞아떨어지지 않아. 이웃의 말에 따르면 임지연과 혜인 씨는 자주 자리를 비웠다고 해. 성휘는 줄곧 밖에서 일하느라 집에 대해 신경 쓸 틈이 없었고… 그래서 난 혜인 씨 기억이 혹시 일부 조작됐거나 사라진 거로 생각해. 혜인 씨는 눈치를 못 챈 거고.”

이에 따라 성혜인도 임지연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임지연을 떠올리면 기억하는 것은 오직 그녀가 성혜인을 보호하려 했다는 것과, 엄청난 사랑을 주었다는 것. 그러나 더 디테일한 부분은 기억나지 않았다.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관계가 어떠했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했고 그저 자신을 싫어했다는 것만 어슴푸레 기억했다.

외삼촌이 엄마를 어떻게 도운 건지도 몰랐으며 고등학생 때 외삼촌 집에 일 년간 머물렀던 곳만 기억했다.

반승제의 안색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대답이 없자 전화 건너편의 서주혁이 이름을 불렀다.

“반승제?”

“응.”

“나는 아무래도 혜인 씨가 설씨 가문의 진짜 딸 같아. 임지연은 양어머니가 아닌 친어머니이고. 아까 말랬던 미치광이가 임지연의 얼굴을 본 적이 있다고 했어. 그때 임지연의 곁에 많은 사람들이 따라다녔기 때문에 상황이 좀 복잡해서 더 구체적으로 조사하긴 힘들어. 사실 네가 나미선의 사진을 혜인 씨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알 거야. 임지연과 생김새가 똑 닮았으니까. 그리고 설 회장님과 친자확인을 해도 돼.”

말을 마친 서주혁이 그제야 안도한 듯 숨을 크게 쉬었다.

반승제가 출국하기 전에 맡긴 모든 일을 끝마친 셈이다.

목덜미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 헤친 서주혁은 생각했다. 이번 단서를 찾는 일은 정말 어려웠다고. 정신병원 조사를 위해서만 수십만 건의 인적 사항을 꼬박꼬박 추려내야 했다.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서주혁의 팀이 데이터 처리에 능하다는 것이었다.

반승제와 그 뒤에 앉은 설우현 역시 이어폰을 끼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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