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03화 숨을 다하다

‘하늘? 누구지? 설마 예전에 같이 도망갔다던 그 사람인가?’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만약 그가 나미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세 아이를 낳을 수가 있겠는가?

“콜록.”

설의종은 단기간에 기력이 모두 소진된 듯 여전히 기침하며 흐릿한 눈으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우현아, 네가 직접 동생에 대해 알아봐. 만약... 운 좋게 아직 살아있다면 설씨 가문의 모든 지분을 그 애한테 넘겨줄 거다. 남은 여생 먹고 살 걱정이 없었으면 좋겠어. 콜록.”

“아버지, 일단 진정하세요.”

설의종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날 원망하지 않느냐?”

그의 말대로라면 두 아들은 지분이 아닌 다른 재산만 얻을 수 있다. 이 사회에서 딸은 대부분 혼인에 이용되는 존재였고, 그만큼 사람들은 딸을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여겼다.

어쩌면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에게 모든 지분을 물려주려고 하는 거나 다름없다. 설우현도 사람인데 어찌 불만이 없겠는가?

“원망 안 해요. 전 아버지가 얼른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동생도 마찬가지고요. 비록 살아있을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지만...”

“반 대표를 한번 만나봐. 진세운이 뭔가 수상하다고 알려준 사람이 반대표거든. 차라리 그게 사실이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친자 확인이 조작됐을 수도 있잖아. 어쩌면 우리 딸이 살아있을 수도 있어.”

설우현은 손을 들어 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네, 한번 만나보고 올게요.”

설의종은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지만 그럼에도 입안은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설우현이 위로의 말을 건네려던 찰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설기웅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수신 버튼을 누르자 곧이어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현아, 인아가 지금 많이 위태로워. 죽기 전에 꼭 아버지를 뵙고 싶대.”

설우현은 동공이 급격하게 움츠러들었다.

“위태롭다뇨?”

설기웅은 고통스러워하며 병원 복도에 기대어 있었다. 설인아는 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고, 어쩌면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는 게 의사의 소견이었다. 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