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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2화

“당신 지금 모습, 참 딱하네.”

이소영이 일어서며 가야를 향해 걸어갔다. 여왕처럼 당당하게 걸어오는 이소영을 마주한 가야는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 한 걸음이 이소영이 더욱 조소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가야는 수치심과 분노로 가득 찼고, 자신의 무기력함을 증오했다.

가야는 자신이 이소영 앞에서는 승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타고난 열등감과 자신감 부족이 가야로 하여금 이소영을 두려워하게 만들었다.

이윽고 가야 앞에 멈춰 선 이소영이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내 눈엔 넌 그저 내가 버린 쓰레기를 줍는 가련한 사람에 불과해.”

말을 마친 이소영은 가야의 어두운 표정을 보지도 않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이 사무실이 그렇게 마음에 든다면 축하해 줄게. 내가 버린 또 다른 쓰레기를 주웠네, 너가 가져.”

말을 마치고 이소영은 걸음을 옮겨 사무실을 나섰다.

문이 닫힐 때까지 가야는 분노와 불만으로 이를 빠득빠득 갈며 중얼거렸다.

“저런 X자식, 딱 기다려! 네가 언제까지 거만할 수 있을지 보자!”

한편, 이소영의 일에 대해 이진기는 전혀 몰랐다. 이진기는 이소영과의 연락을 마치고 나서 반 시간 후, 이소영의 아버지 이정균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소영이가 상황을 전해줬어, M국이 이 거래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내가 이 거래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말해봐.”

이정균의 말에 이진기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진기는 이정균의 탐욕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 사건에 탐욕을 부릴 생각조차 없다면 그것이 더 문제였다.

그리고 이정균이 이익을 제시했다면, 그것은 이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뜻이었다.

[저는 연X 준비은행이 홀딩스 주식회사에 손을 대려는 걸 눈감아줄 수 있습니다.]

이진기가 말했다.

이진기의 말에 이정균은 웃음을 터뜨렸다.

“너의 이 조건, M국 정부가 좋아하진 않을 거야.”

이진기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그들이 좋아하든 말든 어차피 받아들여야 해요. 저는 그들이 홀딩스 주식회사를 팔아 넘기려는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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