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신발 끝이 움직이자, “콰직” 소리가 나면서 오씨의 손가락뼈가 부러졌다.“아—— 아——” 오씨는 또 한 번 울부짖는 소리를 냈다. 애초에 허약했던 그녀는 점점 더 죽어가는 듯했다.“그녀에게 욕을 퍼붓다니, 넌 더더욱 죽어야지!”민지훈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더니 발에 더욱 힘을 주었다.오씨는 이미 소리도 못 지를 정도였고, 피범벅인 땅에 널브러져 있었다.“내가 잊고 있었을 것 같아?”오씨 이 순간 얼굴이 창백해져 마치 산송장 같았다.송진희은 이런 모습을 보고 오씨 대신 빌었다.“지훈아, 여긴 오래된 저택이야! 오래된 저택에서 이런 짓을 하는 것부터 이미 큰 죄를 짓고 있는 거야.너 설마 사람을 죽여야 그만 둘 생각이야? 엄마를 봐서라도 오씨를 놔줘.이 사람도 이미 자기가 잘못한 거 알아! 관용을 베풀 수 있다면 베풀어야지!”민지훈은 송진희의 말을 듣고 눈썹을 치켜 올렸다.“관용을 베풀 수 있다면 베풀어?” 그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웃었다.송진희는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 맞아!”그의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다. “도리는 다 알고 계시면서, 제 여자한테 관용을 베풀긴 하셨어요?”“지훈아, 나, 나는 막대한 적도 없어. 그, 그래서 관용을 베풀고 말고의 문제도 없어!”송진희는 당연히 예전에 연아에게 했던 모든 짓을 인정할 리 없었다.“그래요?” 민지훈은 여전히 오씨를 밟은 발을 떼지 않고 오히려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송진희에게 다가가 앉아서 말했다.“그럼 당신은 편히 쉬셔야겠네요.”이 말에는 경고의 뜻이 가득했다.단지 송진희에게 그녀가 연아에게 막 대했거나 상처 입혔던 증거를 발견한다면,그녀 역시 오늘 같은 일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다.“너, 너 이 불효자 같으니라고…… 난 네 엄마야!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런 식으로 말을 해?이렇게 오랫동안 내가 널 허투루 키웠구나! 그 여자 때문에 네 엄마까지 버려?”송진희는 온몸을 덜덜 떨며 민지훈을 향해 큰 소리로 말하고는 눈
오래된 저택을 나서는 순간 오민이 재빨리 따라가 말했다.“지훈 도련님, 제가 이미 도청기를 달아 두었습니다. 부인의 일거수일투족은 오늘부터 저희 손바닥 안에 있습니다.”“네.”민지훈은 짧게 대답하고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는 고개를 들어 예전에 연아가 떨어진 3층 베란다를 보았다.위협적인 두 눈이 순간적으로 가늘어졌다. 그렇게 끔찍할 정도로 높았다.언젠가 그녀의 유산은 증거가 드러날 것이다.그리고 그는 직접 그의 어머니를 감옥에 보내게 될 것이다.갑자기 민지훈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보니 할아버지의 전화였다.“할아버지?” 그는 전화를 받았다.민씨 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훈아, 어디냐? 연아 왔어! 네가 연아 오면 제일 먼저 너한테 알려달라고 그랬잖아. 빨리 와!”“산수마을에 갔다고요?”이렇게 빠르다고?그의 꼬마 아가씨는 정말이지 너무 착하고 은혜를 갚을 줄 안다.“아이고, 빨리 와. 나 화장실에 숨어서 전화한 거야. 너무 똑똑해서 내가 너한테 말한 거 걸리면 또 도망갈 거야!”민씨 어르신의 말투에는 걱정과 조급함이 담겨 있었다. 평소보다 말하는 속도도 훨씬 빨랐다.“네.” 민지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전화를 끊었다.그는 고급 승용차를 향해 걸어갔다.오민이 재빨리 따라가 말했다. “지훈 도련님, 저희 어디로 가나요?”“산수마을이요.”오민은 멍해졌다. “네? 연아 아가씨가 벌써 할아버님을 뵈러 가셨다고요? 지훈 도련님, 계획대로 되고 있습니다!”오민은 “난 다 안다”라는 표정이었다.민지훈은 그대로 운전석 문을 열고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유유히 사라졌다……오민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매연을 마시고 억울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왜 항상 나만 상처받아야 하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산수마을 안.민씨 어르신이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화장실에서 걸어 나와 주방으로 향했다.“연아야, 할아비한테 맛있는 거 해주려고?”연아는 지팡이를 짚고 있는 민씨 어르신이 원기가 왕성한 모습을 보고 웃으며 고개
페이버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르신은 항상 이러세요.분명 디저트는 일주일에 한 번만 먹기로 약속했는데, 주방에서 몰래 디저트 드시는 걸 저한테 몇 번이나 걸리셨어요.말을 해도 안 들으시고, 제가 지훈 도련님께 전화해서 보고드리려고 하면,제가 괴롭혔다고 하시면서 며칠 내내 저랑 말도 안 섞으세요. 아무리 좋게 얘기해도 다 소용없어요……”페이버는 여기까지 얘기하고는 정말 쓰린 눈물을 흘렸다.“할아버님께서 말을 안 들으시는 건 할아버님이 잘못하신 거예요.페이버는 아무 잘못 없어요. 할아버님께서 괴롭혔다고 하시면서 아무 말도 안 하시면, 페이버도 할아버님이랑 말하지 마세요.”연아는 일부러 목소리를 키워 밖에 있는 민씨 어르신이 듣게 했다.민씨 어르신은 이 말을 듣자, 빠르고 조용하게 주방 입구로 가 귀를 쫑긋 세우고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연아는 민씨 어르신의 성격을 잘 알고 다시 한번 말했다.“이제 할아버님께서 화가 나셔서 저랑 말도 안 섞으시려고 하니까 어쩔 수 없죠.베이비 슈는 못 드시겠어요. 제가 집에서 가져온 푸딩도 못 드시고요!페이버, 이따가 제가 만든 푸딩 맛있는지 드셔보실래요?”“좋아요. 작은 아가씨 솜씨니까 당연히 맛있을 거예요!”“페이버, 저 아가씨라고 부르지 마시고 연아라고 부르셔도 돼요.”어차피 그녀는 민씨 집안 며느리도 아니니, 그녀는 감당할 수도 없었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민씨 어르신은 연아가 그에게 디저트를 주지 않겠다는 말을 듣자, 뜨거운 솥 위에 있는 개미처럼 마음이 급해졌다.“이 녀석…… 언제부터 이렇게 나쁜 아이가 됐어? 예전에는 아주 착하게 대하더니, 반드시 지훈이 그 녀석이 물들인 거야!”민씨 어르신은 어린아이처럼 성질을 부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이따가 지훈이 오면 내가 꼭 똑똑히 말해둬야겠어. 우리 말 잘 듣고 착한 연아가 이렇게 됐다고!”“이따가 또 누가 와요?”연아는 주방에서 나와 옆에 서있던 민씨 어르신을 보며 물었다.민씨 어르신은 딱 걸렸다는
“왜 이렇게 급하게 가? 넘어지면 어쩌려고?”이 자식 알면서 일부러 묻는 게 뻔하다.그녀가 이렇게 급히 가는 건 다 자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건가?연아는 입술을 문지르며 아무렇게나 핑계를 댔다. “회사에 일이 좀 생겨서, 내가 가서 처리해야 해.”민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나 때문이야 아니면 회사 때문이야?”연아는 정확한 그의 말에 순간 멍해졌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당연히 그를 피하기 위해 이렇게 급히 가는 거라고 인정하지 않았다.“지훈 도련님 너무 자만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이때, 민씨 어르신이 지팡이를 짚고 앞으로 와 말했다. “지훈이 때문이 아니라니, 그럼 연아 여기서 저녁 먹고 가!우리 산수마을 음식 진짜 맛있어. 밥 먹고 나서 후식으로 디저트도 해줄 수 있고, 생각만 해도 환상적이야!”“어르신, 벌써 베이비 슈 3개랑 푸딩 한 그릇 다 드셨잖아요.”페이버는 민씨 어르신에게 최선을 다해 얘기했지만 그의 디저트 사랑은 막을 수 없었다.“어어, 알겠어, 잔소리 좀 그만해. 연아가 나랑 밥 같이 먹어주면 나도 후식 디저트 안 먹을게!”민씨 어르신은 얘기하면서 연아를 보며 갈망하는 눈빛을 보냈다.“할아버님, 회사에 정말 일이 생겼어요……”연아의 거짓말 실력은 그저 그랬고, 사실 그녀는 민씨 어르신의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예전부터 민씨 집안에서 그가 어떻게 그녀를 지켜왔는지 연아는 절대 잊지 않았지만,정말 진심으로 민지훈과 같은 지붕 아래 있고 싶지 않았다.민씨 어르신은 “흠흠” 소리를 내더니 정곡을 찔렀다.“연아야, 온 지 얼마나 됐다고, 이 할아비 마음에 상처를 주는구나. 회사에 얼마나 큰일이 생겼다고, 굳이 주말에 해야겠니?방금 분명 지훈이가 온다고 하니까 그제야 급히 가려고 했잖니! 지금 이 늙은이가 멍청해졌다고 생각하는 거야?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나 아직 멀쩡해!”민씨 어르신의 말을 들은 민지훈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웃음이 떠올랐고,그는 스스럼없이 연아를 품
“연아 아가씨, 남아서 밥 먹고 가지 그래요. 어르신께서 아가씨가 오는 걸 보시고, 제게 큰 주방에 가서 음식 7, 8개를 추가하라고 하셨어요. 만약 아가씨가 그냥 가시면 모든 음식들을 낭비하게 될 거에요.”페이버는 항상 부지런하고 검소한 사람이라 낭비를 싫어했다.“나랑 같이 밥 안 먹으면 내일부터 단식투쟁 할 거야!” 민씨 어르신은 지팡이를 짚고 쓸쓸한 뒷모습으로 거실을 향해 걸어갔다.“할아버지는 디저트를 안 드시는 게 제일 좋아요!”연아의 말에 민씨 어르신은 순식간에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서서 중얼거렸다.“양심 없는 계집애, 양심이 없어......”“먹기 싫으면 먹지 마. 어차피 너처럼 양심 없는 계집애 때문에 이미 화났어. 조연아는 양심도 없고, 할아버지를 사랑하지 않고 효심도 없고......”입술을 오므린 조연아는 속이 상한 민씨 어르신의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그녀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일부러 주방에 음식을 더 하라고 말했다니......머리를 숙이고 있는 민지훈의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나 때문에 도망가겠다고?”민지훈 때문에? 도망간다고?그럴 리가?조연아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앞에 있는 민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할아버지, 같이 밥 먹을 게요! 그러니 기분 푸세요!”민씨 어르신은 조연아가 남겠다고 말 하자, 즉시 투덜거림을 멈추고 기뻐했다.조연아는 그 모습을 보며 같이 웃었다. 이어서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며 옆에 있던 민지훈에게 말했다. “할아버지를 위해 여기 있는 거지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조연아는 또 한 번 민지훈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지만 남아서 그와 함께 식사를 한다고 말했기에, 설령 칼로 그의 가슴을 수만 번 찌른다 해도 상관없었다. “할아버지, 조심하세요.” 조연아는 민씨 어르신을 매우 걱정했다. 할아버지는 너무 기쁜 나머지 지팡이를 손에서 놓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그 모습을 본 페이버는 재빨리
그녀를 아끼며 자신의 친손녀처럼 대해주신 민씨 어르신의 상황에 조연아는 정말 마음이 아팠다. “고칠 수 없대?” 조연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다시 물었다. “응, 가끔은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실 때도 있어.” 본인이 누구인지도 기억을 못 한다고? 순간, 조연아가 재빨리 민씨 어르신을 부축했다. “할아버지, 이따가 쿠키 만들어 드릴까요? 달지는 않지만 입 심심 하실 때 드시면 좋으실 거예요.” “정말? 쿠키가 있어?” 민씨 어르신이 크게 미소를 지었다. 조연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요, 제가 계속 만들어 드릴게요!” “그건 안 돼.” 민씨 어르신이 재빨리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네가 어떻게 계속 만들어 줄 수 있어? 너랑 지훈이는 아기 안 낳을 거야? 아이가 생기면 피곤할 텐데, 어떻게 계속 만들어 줄 수 있어.” 민씨 어르신의 말에 조연아는 방금 민지훈이 한 말처럼 할아버지의 기억은 좋았다 나빴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민씨 어르신의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조연아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연아야, 너와 지훈이는 언제 내게 증손자를 안겨줄 거야?” “우리 집에 일하는 사람들의 손자들은 이미 다 컸어. 페이버의 손녀는 매일 노래하고 춤을 추는데,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 “젊은 사람들이 할 일도 많고 바쁜 것도 알지만, 결혼 한지 오래됐으니 이젠 아이도 낳아야지.” “내가 계속 지훈이에게 돈 버는 일은 끝도 없고, 우리 집 재산은 몇 대가 놀고먹으며 써도 다 쓸 수 없다고 말했는데......” “그리고 나도 나이가 들어서 앞으로 몇 년을 더 살지도 모르겠고, 몸도 하루하루 더 안 좋아지고...... 정말 내가 증손자를 만날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민씨 어르신의 말을 듣고 있으니 조연아는 짜증이 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더욱 불편해졌다.하지만 조연아는 민씨 어르신에게 자신과 민지훈은 이미 1년여 전에 이혼했고 이제는 아무 관계가 없는 사이이기에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말할 수 없었다. 조연아는
“입 닥쳐!” 민씨 어르신은 페이버를 못 마땅하게 쳐다보았다. “나도 이미 나이를 많이 먹었는데,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어? 내가 몰랐다 해도 네가 매일 내 귀에 대고 중얼거려서 나도 알고 있다고!” “네.” 페이버는 민씨 어르신의 이 어린애 같은 성질을 잘 알고 있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아버지, 페이버는 할아버지를 위해서......” 조연아는 곧바로 페이버를 위해 말을 거들었다. 민씨 어르신은 조연아의 말을 듣고 페이버를 바라보며 말했다. “알았어. 네가 날 걱정하는 거 알아.” 민씨 어르신이 이런 말을 하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페이버가 웃었다. 그런 다음 민씨 어르신은 젓가락으로 참마를 집어 민지훈의 그릇에 올려주었다. “자, 지훈아. 이 참마 많이 먹어. 정력에 좋아!” 민씨 어르신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이것도 많이 먹어라, 이건 활력에 좋아” “이거 해삼도 먹어. 이건 보양식이야. 양기를 북돋워 줘!” 민지훈은 자신의 그릇 위에 올려진 음식을 보고 눈썹을 약간 찡그렸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친손자 능력에 대해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았다. 조연아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웃었다. 민지훈은 조연아가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할아버지!” 그가 민씨 어르신을 크게 불렀다. “왜?” 민씨 어르신은 대답하며 그의 그릇에 토마토를 올려주었다. “할아버지가 이렇게 하시면 연아가 힘들어요.” 그는 차분하고 온화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민지훈의 말을 들은 조연아는 사레 들여 기침이 나왔다. “콜록, 콜록......” 이 남자는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는 것인가? 이 남자가 정말 그녀가 기억하는 민지훈이 맞나? 민지훈은 매번 예상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그녀를 놀라게 했고, 그가 정말 뻔뻔하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여보, 괜찮아?”민지훈은 걱정하는 말투로 말하며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려 주었다. 조연아는 고개를 들어 그를 노려보았다. 그녀
민지훈이 방금 무슨 말을 한 거야?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하는 거야? 조연아의 머릿속에는 온통 물음표로 가득 찼다. 사람을 죽일 것 같은 조연아의 눈빛을 느낀 민지훈은 그녀를 향해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은 뒤, 민씨 어르신 앞에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애정을 표현했다. “부끄러워하지 마, 할아버지도 다 경험해 보신 일이야.” 완전히 멍해진 조연아는 마음속으로 민지훈을 수천번이나 욕했다. 이 나쁜 놈아! 할아버지가 아픈 틈을 타서 이런다고? 이 나쁜 놈! 정말 동물만도 못한 놈! 조연아는 과일 주스를 몇 모금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힌 후, 조연아는 민씨 어르신을 향해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여기서 집까지 멀지 않아요. 여기에 머무르고 페이버와 일하시는 분들께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자 민씨 어르신은 말했다. “안 귀찮아, 안 귀찮아, 페이버도 다른 사람들도 귀찮다고 생각 안 해.” 그리고 페이버를 바라보며 물었다. “페이버, 귀찮아?” 질문하는 민씨 어르신의 그 눈빛은 파이버에게 네가 감히 귀찮다고 말하면 넌 끝장이야! 라고 말하고 있었다. 조연아는 희망에 찬 눈으로 페이버를 바라보며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귀찮다’라고 말해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핑계 삼아 그곳에서 잠을 자고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민씨 어르신의 눈빛 경고가 있는데, 페이버가 어찌 감히 귀찮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조연아를 마음에 들어 하는 페이버가 보기에도 두 사람이 화해할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그래서 민지훈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조연아의 간곡한 눈초리를 완전히 무시했다. “어르신께서 귀찮지 않으시다고 하셨으면 귀찮지 않으신 거예요.” 페이버가 웃으며 말했다. 민씨 어르신은 손뼉을 치며 조연아를 즐겁게 바라보았다. “연아야, 들었어? 페이버가 귀찮지 않다고 했어. 가족끼리 귀찮은 게 어디 있어? 그러니까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지훈이랑 여기서 하룻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