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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진짜 진실이 드러난 걸까요?”

하석진은 찻잔을 내려놓고 조연아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난 왜 오히려 이 일이 더 혼란스러워진 것 같지?”

그 말을 듣는 조연아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아저씨, 백장미는 확실한 범행 동기가 있어요. 유서에서도 범행을 인정했잖아요……”

“기술부에서 복원한 CCTV 봤어?”

그녀는 영상 자료가 사무실 서랍에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백장미가 범인이라는 확신이 선 후에는 보지 않았어요.”

“기술부에 갔더니 복사본을 주더라. 복원된 영상을 자세히 보니까 백장미가 아닌 거 같아. 체형이 비슷하긴 한데 말이야. 어쩌면 범인은 다른 사람일지도 모르겠어.”

그의 말에 깜짝 놀란 조연아는 마시고 있던 찻잔을 엎었고, 찻물이 흘러내려 바닥을 적셨다.

“죄송해요.”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내일 알바생이 와서 청소하면 돼. 데이진 않았니?”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멋쩍게 웃었다.

“저는 괜찮아요.”

조연아는 방금 그가 한 말을 되새기더니 표정이 더욱 엄숙해졌다.

“아저씨, 백장미가 누명을 썼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이세요?”

“범인은 네가 쉽게 찾아낼까 봐 걱정돼서 백장미한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운 것 같아. 백장미가 이 일에 연루되었는지 공범인지 아직은 모르지만, 확실한 건 주도한 사람은 아니란 거야.”

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재빨리 TV 화면을 켰고, 영상 속에는 수상한 여인이 회사에 들어가는 모습이 찍혔다. 범인은 회사 내부 구조를 잘 아는 사람인듯했으나 확실히 백장미는 아니었다. 그녀는 가지고 있었던 CCTV 영상이 단서가 될줄을 생각지 못했다.

“제 실수입니다.”

그녀는 백장미가 목을 매달아 자살한 이유를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몇 년 전의 범행을 인정하고 죽기 전에 죄를 뉘우친 것으로 생각했기에 더 자세히 생각해 보지 않은 것뿐이었다. 누가 알았겠는가? 그녀는 자신의 소홀함 때문에 하마터면 진짜 범인을 못 잡을 뻔했다는 사실에 등골이 오싹했다.

“어때? 이 영상 속의 여자가 백장미라고 생각해?”

하석진은 백장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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