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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연아의 목소리를 듣은 하율은 바로 고개를 들어 확인하고 문 앞에 서있는 연아를 본 순간 눈물이 글썽거렸다.

“언니, 왔어? 다행이다…”

하율은 조연아가 여기까지 올 줄 몰랐다. 예전에 어머니랑 같이 살던 곳인데 하율의 엄마가 조연아 엄마의 자리를 빼앗고 연아가 받아야 할 아버지의 사랑도 나눠 가졌기 때문이다.

조연아가 자신을 미워하고 있지는 않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다.

한 사람이 갑자기 눈물을 흘린다는 건 누군가가 그의 가면속의 상처를 꿰뚫었기 때문이다. 지금 하율도 억지로 눈물을 참고 있다.

부모의 유품을 정리한다는 건 자식들한테는 잔인한 일이다.

물건 하나하나 모두 부모님의 추억이 담겨 그 추억들을 하나하나 되새긴다는 건 마음이 미어지는 일이다.

그 후에는 줄곧 이 한마디로 자신을 달랬다.

-3번의 겨울과 4번의 여름이 흐르면 이 모든 아픔도 지나가리.

이 말을 생각하며 고통을 견디다 보니 지금은 많이 괜찮아진 것이다.

지금 하율도 그때의 자기와 같았다.

하율이 유품을 정리하고 있는 손은 주체를 못 하고 떨고 있다.

“언니…”

그녀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고 하율이 연아를 와락 안아버렸다.

“언니, 나 진짜 죽을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파… 아무리 못된 일을 많이 저질렀다고 해도… 그렇다고 해도 내 엄마인데…”

조연아는 손을 뻗어 가볍게 하율의 등을 토닥였다. 백장미는 그래도 조연아의 엄마를 살해한 범인인데 위로의 말은 할 수가 없었고 그저 이런 식으로 묵묵히 하율한테 힘을 전해주고 있었다.

조연아의 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하율도 점점 눈물을 멈췄다.

그녀는 볼에 떨어진 눈물자국을 닦으며 연아를 보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

“언니, 진짜 미안해. 난 우리 엄마가 아주머니를 죽인 범인일 거라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진짜, 미안해… 죽은 우리 엄마 대신해서 정중하게 사과할게.”

“됐어, 하율아.”

조연아는 하율의 손을 잡고 그녀가 하려는 행동을 멈춰 세웠다.

백장미가 엄마를 살해한 범인인지 지금 확신을 지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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