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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하율은 단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믿어.”

“그러면 일단 언니 말 듣고 이 일에 대해서는 모르는 척해. 여전히 넌 엄마가 돌아가신 슬픔에 잠겨져 있고 휴식기를 가지다가 복귀해서 드라마 찍고 활동에 참석해. 이상함을 눈치채게 하면 안 돼.”

연아는 범인이 하율을 지켜보고 있을까 봐 신신당부하고 있었다.

“언니, 근심하지 마. 내가 연기에는 자신 있어.”

“언니가 꼭 알아낼게.”

“범인 너무 무서운 사람인 것 같은데, 꼭 조심해야 해.”

하율의 걱정스러운 눈빛에 응답하듯 조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이준국이랑 조연아는 같이 하율이 물건을 다시 정리해 주었다.

이준국이 물건을 옮기고 있을 때, 옆집 아줌마들이 유명한 연예인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하율의 집 앞에 서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이준국은 예의 바르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누굴 찾으세요?”

“그, 하율이 있는가? 맨날 테레비에 나오던 걔 있잖어. 우린 어릴 때부터 걜 봤다니께.”

“우리 손주 얼마나 똘망똘망하게 생겼어. 그 하율이 보고 좀 티비에 같이 데리고 나가라고 부탁해 달랑게.”

“그리고 우리 아들 올해 서른인데 아직 결혼을 못했거든. 그래서 하율이한테 소개 좀 해주려고 왔지.”

아줌마들의 목청은 점점 더 높아갔다.

물건을 정리하고 있던 하율이 밖의 소리를 듣고 방 안에서 나왔지만, 아줌마들을 본 순간 한숨을 들이쉬더니 뒤로 몇 발짝 물러났다.

“야! 하율이! 나 기억나? 옆집에 손씨잖어.”

“하율아, 유씨 아줌마. 기억나지?”

“하율아, 하율아. 나는? 네가 자라는 걸 내가 옆에서 지켜봤지.”

하율은 겁에 질렸다. 이 아줌마들, 하율은 평생 잊을 수가 없다.

귓속에 다시 그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듯 했다.

--혼외 딸이라니까. 우리 애같은 바른 애가 어떻게 저런 더러운 애랑 놀아?

--우리 애 보고 놀지 말라고 해야겠다. 지 아빠도 싫다는 애를 우리 애랑 놀게 만들면 안 되지!

--엄마도 몸 파는 사람인데 그 엄마가 낳은 애가 어디 가겠어. 지 엄마처럼 여우같이 생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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