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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너무나 사랑하지만, 또 그만큼 미운 이 남자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녀의 외침에 발걸음을 멈춘 민지훈이 입을 열었다.

“그래, 차라리 날 미워해.”

“쾅!”

민지훈이 저택을 나서는 소리가 들리고 조연아는 결국 참고 참았던 울음을 뱉어냈다.

“흑흑...”

11년간 이어온 사랑, 비참하게 끝나긴 했지만 어떻게든 마침표를 찍었으니, 최선을 다해 잊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데 이게 뭐야...’

창밖을 뚫고 들어온 달빛이 조연아를 비추고 쓸쓸한 자기 그림자를 바라보던 조연아의 입가에 자조적인 미소가 피어올랐다.

별 하나 보이지 않는 새카만 하늘이 왠지 그녀의 처지인 것만 같아 가슴이 시려왔다.

‘저 먹구름 뒤에는 분명 밝게 빛나는 별이 있을 텐데... 한때 내 사랑도 분명 반짝반짝 빛났었는데... 어쩌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한참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조연아가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무슨 냄새지?’

고개를 돌려보니 방문 틈 사이로 짙은 연기가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불?’

힘 풀린 다리를 겨우 움직인 그녀가 문을 연 순간, 훅 밀려오는 열기에 조연아는 본능적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미 1층은 화염으로 잔뜩 뒤덮인 상태.

‘아니, 갑자기 왜 불이...’

“쿨럭쿨럭.”

매캐한 연기에 당황한 채 멍하니 서 있던 조연아는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이대론 정말 죽을지도 몰라. 어떡하지? 휴대폰도 없고...’

순간, 별장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는 장씨 아주머니의 말이 떠오른 조연아는 천장 구석에 설치된 CCTV를 향해 있는 힘껏 팔을 흔들기 시작했다.

“민지훈! 지금 나 보고 있어? 별장에 불이 났어! 쿨럭쿨럭!”

“민지훈! 나 몸에 힘이 안 들어가... 나 왜 이러지...”

“살... 살려줘...”

역한 연기에 얼굴은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버렸지만 조연아의 절망어린 구조 요청은 계속되었다.

한편, 1층을 태운 불길이 어느새 계단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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