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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이런 모습인 민지훈은 처음이었다.

“민…민지훈”

조연아는 눈을 붉힌 채 그의 이름을 불렀다.

민지훈은 항상 이런 식이다. 번마다 잘해줘서 없던 희망도 다시 가지게 했다. 하지만 이번엔 그런 희망조차도 주지 않았다.

민지훈은 그녀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몸에 힘이 빠진 그녀를 자기 품속으로 넣고 젖은 수건으로 그녀의 코와 입을 막아버렸다.

“괜찮아?”

조연아는 그의 재킷을 꼭 잡은 채 끊임없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녀의 얼굴은 이미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로 젖어있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조연아를 보고 민지훈은 심란했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그녀를 달래줬다.

“다친 곳은 없어?”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걸을 수는 있겠어?”

불이 서쪽까지 퍼지기 전에 빨리 이곳을 떠나야 한다.

조연우는 민지훈의 도움으로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다리가 조금 풀리긴 했지만 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상태다.

“나 괜찮아.”

울먹이면서 그녀가 대답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나타났기에 그나마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따라와.”

그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코를 막은 채 서쪽의 계단을 향해 달려갔다.

타오르는 불길은 이미 동쪽의 별장을 집어삼켰고 서쪽을 향해 타오르고 있었다.

별장의 출구는 이미 불길에 휩싸여 버렸기에 그들이 여기를 빠져나가려면 객실을 뚫고 깨져버린 창가로 뛰쳐나가야 한다.

하지만 활활 타오르는 불길은 마치 입을 벌리고 있는 맹수처럼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듯했다. 뜨거운 불길에 온몸이 데는 듯했고 연기에 숨이 쉬어지지 않는듯했다.

갑자기 민지훈은 발걸음을 멈추고 품에 안긴 그녀를 향해 물어왔다.

“무서워?”

기회는 한 번뿐이다. 이번에 실패한다면 타오르는 불길 때문에 다시는 도망칠 기회가 없어질 것이다.

연아는 아무 대답도 없는 채 그를 바라보면서 마음속의 의문을 꺼냈다.

“내가 여기에 갇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거야?”

민지훈은 표정도 없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연아는 입술을 깨물고 다시 말했다.

“지금 대답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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