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6화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던 민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많이 슬펐어.”

‘뭐?’

왜 이렇게 그녀의 연기에 장단을 맞춰주는 걸까? 1년 동안 왜 이렇게 많이 변한 걸까?

그녀라면 치를 떨던 민지훈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조연아도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한편, 충격을 받은 건 송진희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훈아... 너... 지금... 뭐라고 한 거야?”

“오빠! 지금 오빠 약혼녀는 나야. 이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적어도... 적어도 변명 한 마디쯤은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도대체... 도대체 뭐가 그렇게 당당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냐고!”

눈물을 흘리며 소리치던 민지아가 결국 호텔방을 뛰쳐나갔다.

“어머, 지아야! 지아야!”

송진희 역시 그 뒤를 따르고...

어느새 그의 품에서 민지훈이 치맛자락을 정리했다.

“엄마와 약혼녀에게 바람 현장을 잡힌 기분, 어때?”

“복잡미묘하네?”

‘하, 미친 자식.’

“뭐 오늘 일로 잘나신 어머니에 약혼녀까지 많이 화가 많이 났을 텐데... 일단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서 두 사람 마음부터 달래줘야 하는 거 아니야? 오늘 만나서 기분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

호텔방을 나서는 그녀의 뒤편으로 민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나한테서 벗어날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과거의 조연아라면 그랬겠지. 하지만 지금은 달라.”

처음 들어보는 단호한 목소리에 민지훈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래... 과거의 조연아라면... 내가 잡을 필요도 없었겠지. 내 곁으로 올 수만 있다면 그게 함정이라고 해도 무조건 뛰어들었을 테니까. 정말... 달라진 건가?”

“오늘 이 판, 잘 짰어. 연기도 좋았고.”

핸드백을 잡은 조연아의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뭐야. 다 알고 있다는 저 재수없는 말투는.’

“칭찬 고마워.”

말을 마친 조연아는 부랴부랴 방을 나섰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그 무표정한 얼굴을 계속 마주하고 있다간 정말 다시 빠져버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