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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0화

강서준은 힘없이 말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시작은 너무나 잔인했고, 앞으로 지구인들이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밤은 조용히 지나갔다.

다음 날.

강서준은 용 나라의 궁전 입구에 서 있었다.

하늘에서는 여전히 검은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빗방울의 굵기는 현저히 작아졌다.

땅 위는 온통 검은 물뿐이었고, 희미하게 검은 입김이 물 밖으로 드러났다. 이 검은 입김은 공중으로 치솟아 한동안 사라지지 않고 모였다가 사라졌다.

하늘은 섬뜩하였고 끔찍한 침묵으로 뒤덮었다.

강서준은 대전 밖에 서서 땅바닥의 검은 물을 바라보았다. 그는 하늘의 검은 구름을 바라보며 이 검은 기운이 자신의 몸과 공명하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온몸의 모공이 늘어나면서 천지의 검은 기운을 눈에 보이지 않게 흡수하고 육체의 힘도 조금 천천히 상승하고 있음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이것이 자신을 위한 조화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지구인들에게는 그리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모두가 그처럼 악마로 개조된 육체를 가진 것이 아니었고, 또한 힘을 흡수하여 실력을 향상할 수는 없었다.

“남편, 또 무슨 생각인데?”

김초현이 강서준의 곁에 다가와 섰다.

강서준은 검은 빗물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검은 빗물에 부식된 식물들을 바라보며 그는 입을 열었다.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생각하고 있었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생각하고 있었고, 그리고 누가 이 모든 것을 이끌고 나갈지 그것도 생각하고 있었어.”

강서준의 마음속에는 많은 질문이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의 질문에 답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다다!

바로 이때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빗물을 밟는 발소리가 들렸다.

강서준은 냄새를 맡으며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서 한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이 사람은 검은색 재킷에 양동이 모자를 쓰고 있었고 몸에 떨어지는 검은 빗물은 모두 양동이 모자에 의해 차단되었다.

이 사람을 본 강서준의 마음은 나쁜 예감으로 넘쳐 났다. 이곳은 용 나라의 궁전이었지만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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