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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이 차 비싸죠?"

"차에 기어가 없는 거예요?"

"경아 씨, 이 차…"

"그 입 다물어요!" 서경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 섞인 눈빛으로 진루안을 노려본 뒤 운전에 집중했다.

진루안은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은 대화를 나눌만한 화제를 찾으려고 했지만, 두 사람은 서로 이름 외에는 아는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 결혼이었다.

점심 12시, 서화 그룹 본사 앞. 서경아는 차를 입구에 세운 뒤 가방을 챙기고 내렸다.

"당신은 경비실에만 딱 있어요. 절대 꼼짝도 하지 말고, 제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요!" 서경아는 입구의 작은 방을 가리키며 진루안에게 당부했다. 그런 뒤 등을 돌려 십몇 층짜리 서화 그룹 빌딩으로 들어갔다.

진루안은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강제적으로 그런 조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속으로 스승님에게 투덜거렸다. 도대체 자신에게 아내를 찾아준 건지, 여주인을 찾아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크게 한숨을 쉰 진루안은 경비실로 걸음을 옮겼다.

경비실에는 체구가 건장하고 눈빛이 날카로운 경비원 8명이 앉아있었다. 그들은 진루안이 대표님 차에서 내려 그들이 있는 곳까지 오는 것을 진작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진루안이 경비실 안으로 들어가자, 몇몇 경비원의 얼굴에 냉소가 드러났다. 대표님을 통해 이 경비실에 들어오려 하다니?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비리비리해 보이는 진루안은 수련한 사람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퇴역한 군인은 더더욱 아닌 것 같아 보였다.

"면접 보러 온 건가? 서 대표님 인맥?"

서화 그룹의 경비실장인 양호석은 짜증 섞인 눈으로 진루안을 쳐다봤다. 그가 살면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바로 인맥을 통한 낙하산이었다. 설령 그 상대가 대표님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진루안은 고개를 들어 그 8명을 쳐다봤다. 척 보기에도 다들 퇴역한 군인 같았다. 보아하니 실력도 꽤나 괜찮아 보였지만, 자신의 어느 부하가 키운 병사인지는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임페리얼은, 하나의 조직일 뿐만 아니라, 용국의 전사 훈련소이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용국의 수많은 장교들의 총 교관이었다. 이것이 바로 궐주가 가지는 의의와 역할이었다.

다만 진루안 본인은 군부 소속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군부에서의 지위가 낮다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군부에서의 지위는 높다 못해, 일정 수준에 다다른 상태였다.

"대답해!" 진루안이 아무런 말이 없는 것을 본 양호석의 얼굴에 분노가 일었다. 낙하산으로 들어오는 것은 그가 상관할 수 있는 게 아니라지만, 정신이 이토록 흐트러져 있는 건 봐줄 수가 없었다.

만약 이곳이 군부였다면 벌써 진루안에게 규율이 무엇인지 가르쳐 줬을 것이다!

"전 면접 보러 온 게 아닙니다, 여기서 제 아내를 기다리려고요!" 진루안은 태연하게 미소를 지으며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러고는 허물없이 옆에 있는 머그잔을 들어 잔 안의 차를 한 입 마셨다.

"당신 아내가 누군데요? 이 회사 사람이에요?" 회색의 유니폼을 입은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방금 들어갔는데, 못 봤어요?" 진루안은 무심하게 흘깃 밖을 쳐다보더니 계속해서 차를 마셨다.

말이 끝나자, 방 안에 있는 모두가 폭소를 터트렸다.

양호석은 경비실장으로써, 배를 부여잡고 웃음을 터트렸다.

"너, 너 지금 서 대표님이 네 아내라고 한 거야?" 양호석은 눈앞의 남자가 제대로 미쳤다고 생각했다.

진루안은 어쩔 도리가 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제 아내가 맞는데, 못 믿겠다고 하니 제가 뭘 어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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