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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등을 돌리자, 노란 머리 청년이 보였다. 그는 악에 받친 얼굴로 진루안을 노려보고 있었다.

노란 머리 청년은 진루안이 서화 그룹에서 스물이 넘는 부하를 전부 쓰러트렸던 것을 아직 잊고 있지 않았다.

"제 발로 죽으러 올 줄은 몰랐는데, 살고 싶지 않나 봐?" 노란 머리 청년은 험상궂은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진루안은 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아 곧장 물었다. "마영삼 어딨어? 안내해!"

"뭐라고? 너 이 자식, 감히 마 영감님의 성함을 함부로 부르다니, 죽고 싶은 거냐?"

"얘들아, 여기 깽판 치러 온 자식이 있네, 다들 덤벼!"

노란 머리 청년이 손을 휘두르자 주위에 있던 십수 명의 수하들이 전부 술병을 들고 다가오더니 진루안에게 덤볐다.

"매를 버는군. 봐주지 않았다고 원망 말길 바라." 진루안은 한숨을 쉬었다. 오전에 막 한바탕 혼쭐을 내줬는데 이렇게 기억력이 나빠서야, 그도 더는 봐줄 수가 없었다.

콰직!

진루안은 한 손으로 양아치 하나의 팔을 부러트린 뒤 옆으로 내동댕이쳤다.

퍽!!

쿵!

이번에도 1분 만에, 열 몇 명의 양앙치들은 전부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었다. 오전에 서화 그룹에 있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부상이 더 컸다. 가장 작은 부상이 팔이 부러진 것이었다.

깜짝 놀라 넋을 놓고 만 노란 머리 청년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진루안을 보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다시 한번 말하지, 마영삼에게 안내해!" 진루안은 노란 머리 청년의 목을 덥석 움켜쥔 채 살짝 힘을 주었다. 질식감을 느낀 노란 머리 청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안내, 안내해 줄게. 콜록, 안내할게."

이내 숨이 돌아오는 것 같더니, 진루안이 그를 내동댕이쳤다.

노란 머리 청년은 악에 받쳐 이를 악물었지만, 지금은 화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마 영감님을 만나고 나면, 네 녀석은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을 거야!'

주위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마 영감의 마영관에서 난동을 부리는 사람을 그들은 난생처음이었다.

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신경 쓰고 싶지 않았던 진루안은 곧장 노란 머리 청년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두 사람은 이내 구석에 있는 방문 앞에 섰다.

노란 머리 청년이 노크했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노란 머리 청년은 짜증을 내며 진루안에게 말했다. "여기서 기다려, 영감님 아마 주무…"

쿵!

주절대는 것을 듣고 싶지 않아 진루안은 곧장 문을 발로 찼다. 큰 소리가 나며 문이 열렸다.

노란 머리 청년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안으로 들어가는 진루안을 쳐다봤다.

어떻게 감히… 감히 마 영감님의 문을 발로 차?

저 자식 정말 겁도 없군. 하지만 나쁘지 않아, 절대로 살아나올 수 없을 테니까!

방 안의 인테리어는 사치스럽지도, 복잡하지도 않았다. 나무 평상 위에 다기 탁자가 놓여 있을 분이었다. 평상 위에는 세 사람이 앉아있었고 상석에는 옛 복식의 옷을 입고 있는 쉰 정도의 노인이 느긋하게 차를 따르고 있었다.

별안간 거칠게 문을 박차는 소리에 놀라 따르고 있던 차를 쏟자, 노인의 안색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평상에 앉아있던 다른 두 사람의 안색도 몹시 나빠졌다.

벌써 몇 년 간이나 이런 일을 겪어 보지 못했다.

"당신이 마영삼인가?" 안으로 들어온 진루안은 단박에 상석에 있는 노인이 마영삼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표정이 더욱더 안 좋아진 마영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랫동안 누구도 나를 마영삼이라고 부르지 않았는데 말이지. 자네는 어느 쪽 사람인가?"

"마 영감님, 이 자식이 바로 서화 그룹에서 우리를 때려눕힌 자식입니다. 꼭 제대로 혼내주십시오!" 노란 머리 청년은 험상궂은 얼굴로 방 안에 쳐들어오더니 마 영감에게 고자질을 했다.

마영삼은 흥미진진한 눈으로 진루안을 쳐다봤다. 방금 전에 부하에게서 혼자 스물이 넘는 싸움꾼을 때려눕힌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믿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 이토록 겁이 없는 진루안을 보니 마냥 없는 소리는 아닌 듯했다.

"자네, 괜찮다면 내 쪽으로 와 경호원이 되겠나. 보아하니 돈이 많이 궁해 보이는군. 그럼 한 달에 천만 원 어떤가?" 마영삼은 진루안의 평범한, 어쩌면 남루하기까지 한 차림을 보며 말했다.

아마 저 녀석도 서화 그룹에서 찾은 싸움꾼인 것 같았다. 하지만 저런 인재라면 제대로 된 자리에서 그 역할을 해야 했다.

"너 이 녀석, 영감님께서 말씀하시잖아. 얼른 영감님께 절을 올려 감사 인사 하지 못 해?" 옆에 있는 중년의 남자는 그가 예의를 모른다고 생각해 얼른 음산한 목소리로 진루안에게 호통을 쳤다.

"절은 무슨, 우린 그런 예절 없다." 마영삼은 그 중년 남자를 노려보다 웃으며 말했다.

"노랭아, 데리고 나가거라. 앞으로 저 녀석은 네가 책임지도록 해." 마영삼은 옆에 있는 노란 머리 청년을 흘깃 본 뒤 당부했다.

노란 머리 청년은 비록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인 뒤 등을 돌려 진루안에게 말했다. "따라와, 영감님께서 너그러이 네게 먹고 살 곳을 마련해줬으니 주제를 알아."

진루안은 노란 머리 청년은 무시한 채, 다시 마영삼에게 가까이 가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언제 네 말에 대답을 했지? 아주 제멋대로군."

"이 자식이, 겁도 없이. 얼른 꺼지지 못해?" 진루안이 감히 평상 주위로 다가오는 것을 본 중년 남자의 눈빛에 한기가 번뜩이더니 곧바로 진루안을 향해 달려들었다.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마치 토끼같이 재빨랐다.

마영삼은 흡족한 미소를 흘렸다. 그의 이 부하는 그의 가장 뛰어난 싸움꾼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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