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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에메랄드정원

동혁의 말을 듣고 노무식은 당황했다.

“하지만 조씨 가문에서는 허락하지 않을 텐데요?”

조씨 가문 식구 백여 명이 모두 에메랄드정원에 살고 있다.

‘누군가가 그들의 코앞에 의관총을 세우는 것만 해도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거기에 그렇게 하려는 사람이 조씨 가문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대체 무슨 배짱으로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겠다는 거지?’

“그러면 조씨 가문 사람들을 이사가게 하면 되잖아.”

동혁은 담담하게 말했다.

“마침 이미 잘 만들어진 에메랄드정원이 있으니 내 형제의 의관총으로 만들면 토목공사를 크게 할 필요가 없어서 아주 좋겠어.”

‘항남의 기일이 며칠 남지 않았으니 딱이야.’

당연한 얼굴을 하고 있는 동혁을 보고 노무식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동혁의 계획이 이렇게 거침없을 줄 몰랐다.

‘조씨 가문의 백여 식구를 쫓아내고 그들이 몇 대째 살고 있는 고택을 백항남의 의관총으로 만들라니?’

‘이게 조씨 가문에게 있어서 얼마나 큰 수치인데 가만히 있겠냐고.’

그러자 동혁은 노무식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넌 지금 당장 풍수사를 데리고 에메랄드전원을 답사해 살펴보고 동시에 3대 가문에게 말을 전해.”

...

에메랄드정원.

조구영, 천정윤, 허윤재.

세 가주가 다시 모였다.

요 며칠 H시 암흑가에서 큰 일들이 많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염동철이 도주했고 행방불명됐다.

그러면서 유일한 암흑가의 은둔고수이자 대부가 된 장해조가 강오그룹과 함께 성세그룹에 합병했다.

이 일련의 일들이 암흑가의 구조를 크게 변화시켰고 3대 가문의 관심을 끌게 했다.

“허 회장, 천 회장, 5일 후면 심 총지휘관의 취임식이야.”

“이번에 잘 준비해서 지금껏 농간을 부리던 백항서를 해결하면 그다음에 성세그룹 문제를 처리할 수 있을 거야.”

조구영이 차를 마시며 나지막이 말했다.

“조 회장의 말이 일리가 있어.”

천정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성세그룹이야말로 우리의 최대 적이고, 그 놈들을 H시 안에서 무너뜨려야 한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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