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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이지원은 조금 전 유남준의 마지막 말을 듣고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워낙 생각이 많은 서다희는 그녀의 물음에 한두 마디 야유를 퍼부었지만, 박민정이 돌아왔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알리지 않았다.

눈치 빠른 이지원은 더 이상 캐묻지 않고 속으로 서다희를 욕하며 유남준에게 다가갔다.

“오빠, 명절이 곧 다가온다고 어머님이 오늘 저녁에 같이 밥 먹자고 했어요.”

이지원이 말하는 어머님은 바로 유남준의 어머니이다.

분명 또 두 사람이 빨리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는 말을 하기 위함일 것이다.

유남준은 고개도 들지 않고 한 마디 툭 내뱉었다.

“알았어.”

그의 대답을 들은 이지원은 사무실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저 오늘은 별일 없으니 여기서 기다릴게요.”

하루 종일?

유남준은 그녀를 힐끗 보며 한마디 했다.

“그렇게 한가해?”

이지원은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태연한 얼굴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한편 유남준은 그녀의 대답이 떨어지기도 전에 말을 이었다.

“나는 일할 때 남이 옆에 있는 거 안 좋아해.”

그의 말에 이지원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그저 한마디만 내뱉었다.

“그럼, 밖에서 기다릴게요.”

유남준이 더 이상 대꾸하지 않자 이지원은 내키지 않은 얼굴로 대표이사실을 나섰다.

유남준의 차갑게 거절하는 얼굴은 예전에 사귀던 시절이나 지금이나 늘 변함이 없었다.

이런 사람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박민정뿐일 것이다.

기분 전환을 위해 밖으로 나간 이지원은 김인우의 사무실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보고 비서에게 물었다.

“인우 오빠 요즘 안 오나요?”

“요즘 집안 어르신들이 김 대표님에게 결혼 준비를 하라고 해서 못 왔어요.”

비서는 사실대로 대답했다.

결혼?

이지원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김인우는 이지원 때문에 집안 어르신들이 안배한 혼사를 거절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 집안 어르신들이 한창 김인우의 결혼 준비를 한다는 말에 이지원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씁쓸했다.

“상대방이 누군데요?”

이지원은 궁금한 마음에 비서에게 물었다.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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