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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신림 쇼핑몰에 도착한 박민정이 쇼핑을 하러 차에서 내리는데 정민기가 뒤따라오다가 갑자기 멈췄다.

“누군가 우리를 미행하고 있습니다.”

박민정이 그 말에 걸음을 멈췄다.

“유남준 씨가 보낸 경호원인가요?”

그리 먼 곳도 아니었고 박민정은 사람들이 많이 따라오는 것을 싫어했기에 그들이 올 가능성은 작았다.

“아니요, 모르는 얼굴들입니다. 일단 쇼핑부터 하죠.”

“그래요.”

박민정은 정민기에게 항상 편안함을 느꼈다. 연지석은 평범한 사람 스무 명도 정민기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민기는 죽은 시체 더미 속에서 살아서 기어 나온 사람이었다.

쇼핑몰 안에서 가족들의 옷을 고르던 박민정은 두 아이와 은정숙의 옷은 잘 골랐지만, 유남준의 옷에 대해서는 조금 망설였다.

과거 유남준이 입었던 옷은 고가의 맞춤옷이었고 온통 무채색에 전혀 화사하지 않았다. 그 생각에 박민정은 유남준을 위해 특별히 밝은 색상의 비싸지 않은 옷을 골라주었다.

“정민기 씨도 몇 벌 입어보지 않을래요?”

입구에 서 있던 정민기는 박민정의 말을 듣고는 잠시 당황하다가 곧바로 거절했다.

“괜찮습니다. 고마워요.”

박민정은 생각에 잠겼다.

전에 정민기가 고향 집에 약혼녀와의 결혼을 취소하러 간다는 말이 떠올랐다. 이제 여자 친구가 생겨서 자신이 옷을 사주는 게 불편한 걸까?

박민정은 서둘러 해명했다.

“오해하지 마세요. 직접 고르시고 저는 고용인으로서 돈만 내는 겁니다. 여자 친구가 알아도 화내지 않을 거예요.”

여자로서 여자 친구나 아내가 있는 남자에게 옷을 사주는 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박민기의 차갑고 무뚝뚝한 얼굴에 묘한 표정이 교차했다.

“여자 친구 없습니다. 월급만 있으면 되니까 거절한 겁니다.”

약혼녀와 결혼을 취소한 이유는 정해진 결혼이라 사랑도 없거니와 약혼녀의 배신 때문이었다.

박민정은 더욱 당황스러워졌다.

“알았어요.”

정민기는 상사가 주는 혜택도 거부하는 참된 경호원이었다.

그녀는 이번 달 정산이 끝나면 정민기에게 월급을 몇 배로 올려줄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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