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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윤소현은 꽁꽁 싸맨 채 뽀얗고 말간 얼굴만 드러내놓고 박민정이 걸어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봤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에, 특히나 정성스레 그려진 듯한 눈매와 눈동자를 가진 박민정은 그녀가 봐도 미인임을 부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무리 많이 챙겨입었어도 볼륨감 있는 몸매가 감춰지지 않았다.

자신도 뒤처지지는 않는다는 걸 물론 알고 있지만 뭔지 모르게 박민정보다 조금 부족한 것만 같았다.

“그딴 걸 보낸다고 내가 졸 줄 알았어? 그런 건 나한테 아무런 소용 없어. 그러니까 힘 그만 빼.”

이럴 땐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고 윤소현은 생각했다.

박민정은 속으로 콧방귀를 꼈다. 두려울 거 없는데 왜 일찌감치 여기 와서 앉아 있는건지.

하나 굳이 까발리지 않고 그녀 앞에 친자확인 서류를 내밀었다.

의심스러운 눈길로 그 서류를 열어보던 윤소현의 눈동자에는 알지 못할 빛이 스쳤다.

“나 뒷조사하고 있었어?”

친자확인서를 들고 있는 윤소현의 첫마디가 친자관계 여부에 관한 질문이 아니라 뒷조사를 한 것에 대한 비난이자 박민정은 순식간에 멍해졌다.

“한수민 씨의 딸이라는 걸 알고 있었네요.”

그녀는 물음이 아니라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러자 이 사실을 정수미한테 알릴까 봐 두려운 윤소현은 대뜸 해명했다.

“나도 어제 금방 들어서 알게 된 거야, 네가 내 이부동생이라는 거.”

윤소현은 손을 뻗어 박민정의 손을 꼭 잡았다.

“진작에 알았다면 널 해치려고 안 했어. 우린 자매잖아. 난 박민호랑은 달라.”

하지만 박민정은 손을 빼내며 냉담한 눈매로 그녀를 쳐다봤다.

참말이지, 윤소현의 연기 실력은 이지원의 발밑도 못 따라간다. 이지원한테서 하도 많이 당해, 이 정도는 눈을 감고도 진심인지 아닌지 변별해 낼 수 있었다.

“오늘 여기 가족 상봉하러 온 게 아니에요. 경고하는 데, 이런 일이 또 있는 날엔 저도 가만히 안 있어요.”

그 말에 윤소현은 얼굴이 굳어버렸다.

박민정은 일어서며 또 한마디 남겼다.

“윤씨 집안 아가씨가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 줄 아나 본데, 그 집안 재산은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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