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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차는 박민정과 불과 1센티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멈춰 섰다.

그녀의 눈동자는 약간 움츠러들었지만 얼굴색은 여전히 침착함을 유지했다.

여기에는 감시카메라도 있는데 백주대낮에 대놓고 자신을 해코지할 거라 생각지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예쁘고도 표정이 덤덤한 여자를 보며, 정수미는 만약 딸 때문이 아니었다면 박민정한테 아껴주고 싶은 감정이 조금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내 딸과 맞서겠다는 거야?”

정수미가 서늘한 얼굴로 묻자 박민정은 사실대로 얘기했다.

“전 유남우 씨와 아무런 관계도 아니에요. 지금도 아니고, 앞으로는 더더욱 아닐 거예요.”

유남준과 함께 하기로 결심한 그녀가 유남우의 마음을 받을 리 없었다.

설령 유남준과 헤어지더라도 유남우의 품에 안길 가능성은 없었다. 그녀와 유남준 사이에 아이가 몇 명이나 있으니 말이다.

“그 말 꼭 지키는 게 좋을 거야.”

정수미는 기사한테 돌아가자고 지시했다. 그리고 가는 길에 백미러에 비친 박민정의 얼굴을 보며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방금 본 박민정의 성격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속으로 가늠하고 있었다.

그 후 그녀가 고영란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얘기를 한 것인지, 그날 저녁이 되자 고영란은 윤소현을 집에 초대해 며칠 묵었다가 설을 같이 보내자고 했다.

윤소현은 정수미의 수단에 탄복했다. 진주에서 철의 여자로 유명한 고영란도 정수미의 말 몇 마디에 바로 집에 오라는 말을 하니 말이다.

윤소현은 들뜬 마음으로 정수미한테 전화했다.

“엄마, 엄마 정말 대단해요. 그리고 너무 고마워요.”

정수미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내가 이미 박민정한테 경고했어. 보아하니 이젠 유남우한테 딴 마음을 품지 못할 거야.”

‘그냥 경고만 했다고?’

윤소현은 약간 떨떠름한 표정으로 입술을 살짝 삐죽거렸다.

“엄마 혹시 그 여자의 순진한 모습에 속은 거 아니에요? 제가 얘기했잖아요, 그 여자 겉 다르고 속 다르다고요. 전에도 나한테 남우 씨랑 아무 관계도 아니라고 그러더니, 얼마 안 지나서 또 사적으로 연락해서 만나고 그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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