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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조하랑은 차에서 내려 용기를 내어 유남준을 향해 걸어갔다.

"유남준 씨."

유남준이 자리에 서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조하랑은 오는 길에 할 말을 다 생각하고 있었기에 대뜸 이렇게 말했다.

"우리 민정이는 착하고 순수해요. 그 애가 최근 몇 달 동안 당신에게 그렇게 잘 대해준 이유는 당신이 기억을 잃고 눈이 멀었기 때문이지, 무슨 개똥같은 사랑 때문이 아니니까 오해마세요.”

유남준은 약간 눈썹을 찡그렸다.

"그래서요?"

"민정이에게서 떠나세요, 귀찮게 굴지 말고요, 아시겠어요?”

조하랑은 주먹을 불끈 쥐며 용기를 내려 했다.

유남준은 침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만약 제가 싫다고 하면요?”

겨우 박민정에게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는데, 어떻게 쉽게 포기할 수 있을까.

조하랑은 그 말에 멍해졌다.

기억을 잃은 후의 유남준은 여전히 상대하기 어려웠다.

"민정이가 당신이랑 함께 살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신 앞이 안 보이잖아요. 자기 몸도 혼자서 돌볼 수 없는데, 어떻게 그 애와 그 애 아이까지 돌볼 수 있겠어요?”

"설마 민정이더러 당신을 돌보라고 하고 싶은 건 아니겠죠? 민정이 덕 볼 생각이라면 어림도 없어요!”

"그리고 당신은 기억을 잃어서 당신이 민정에게 한 일은 기억하지 못하는데, 난 다 기억하고 있어요. 당신은 단지 민정이가 난청이라는 이유로 그녀를 싫어했어요. 근데 지금 당신은 앞이 안보이는데, 왜 그렇게 뻔뻔하게 민정이에게 붙어있죠? 자신이 싫지 않아요?”

조하랑은 욕설에 서툴렀기에 겨우 긴 말을 마치고 얼굴이 빨개졌다.

과거 유남준이었다면 진작 화를 냈을 텐데, 지금 그는 그저 복잡한 눈을 할 뿐이었다.

"당신이 걱정하는 그 모든 일은 제가 해결할 겁니다. 전 결코 누구 덕을 보는 사람이 아닙니다.”

"어떻게 해결할 거죠? 민정이는 당신이 거액의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하던데요."

조하랑의 말에 유남준은 잠시 멍해졌다. 그는 두 사람이 이렇게 사이가 좋을 줄은 몰랐다. 박민정은 그녀에게 모든 것을 말해준 모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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