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명문가 아가씨의 아우라를 풍기며 차가운 표정을 지어 보였는데 임찬혁과 대화할 때의 온화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얼굴 좀 반반하다고 순진한 척하네?”주천우는 푸르딩딩한 안색으로 버럭 소리를 질렀다.수백억을 날리며 재력을 과시해 그녀를 손에 넣으려고 했는데 상대는 매몰차게 거절했다. 주천우는 수백억을 낭비한 것도 모자라 모두의 웃음거리가 되었다.“거절했다고 순진한 척하는 거라면, 네가 꼬시면 다 넘어가 줘야 해?”손이림은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싸늘하게 웃었다.“흥! 나 주천우가 어떤 여자를 못 놀아봤겠어? 너 지금 이거 순진한 척하면서 돈 더 뜯어내려는 수작 아니야? 결국은 매춘부나 다름없는 여자네.”“좋아. 기회 줄 테니까 어디 대담하게 말해 봐. 하룻밤에 얼마야?”주천우는 거칠고 까칠하게 말했다.“미친......”손이림의 차가운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찼다.그녀에게 있어 이런 말은 그야말로 치욕이다.가출한 그녀 옆에는 경호원도 없으니 아무리 상대가 까불어도 어쩔 수 없었다.“왜? 내가 정곡 찔렀어?”손이림이 버럭 화를 내자 주천우는 만족스러운 듯 계속 그녀를 모욕했다.“퍽!”하지만 말을 끝낸 주천우는 순간 눈앞이 어두워지더니 저만치 날아가 버렸다.“손이림 씨는 내 친구니까 입 함부로 놀리지 마.”임차혁은 손바닥을 털며 강력한 아우라를 발산했다.순간 장내가 시끌벅적해지더니 다들 경악했다.명성이 자자한 조씨 가문의 도련님에게 맞서다니, 그것도 경주에서?다짜고짜 주천우에게 주먹을 날렸으니 죽고 싶어 환장한 놈인가?손이림은 감격에 겨워 임찬혁을 슬쩍 쳐다보았다.주천우는 화가 치밀어 올라 바닥에서 일어나며 소리를 질렀다.“이 새끼가! 내가 누군 줄 알고 감히 주먹질이야?”“내 말 한마디면 너 이 지구에서 완전 아웃이야!”어딜 가나 사람들의 추앙을 받던 주천우는 태어나서 처음 누군가에게 폭행당했다.정말 굴욕이다.“복수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찾아와도 좋아. 하지만 후회하게 해준다고 약속하지.”임찬혁은 주천우의 위협
이때 임찬혁의 휴대폰이 울렸다. 바로 전 와이프 하정연에게서 걸려 온 전화다.임찬혁은 미간을 찌푸렸다.하정연과 정우명은 전에 이미 멜튼 호텔에서 그에게 참교육을 받은 적 있었다.그런데 또 연락한 이유는? 교육이 부족했던 걸까?“할 말 있으면 빨리하고, 없으면 절로 꺼져.”전화를 받은 임찬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임찬혁, 유효진과 결혼했다고 지금 유세 부리는 거야? 유신 뷰티 컴퍼니 곧 파산이야. 그러니까 빨리 다음 여자나 찾아두지 그래?”하정연은 싸늘하게 말했다.“솔직히 말할게. 사실 나 우명 씨 여자가 됐어. 넌 이젠 나한테 안 돼.”전에 하정연은 임찬혁이 유신 뷰티 컴퍼니의 부사장이 됐을 줄 생각도 못 하고 손쓸 겨를도 없이 얻어맞았다.그러다 정우명의 말에 의하면 임찬혁을 벼르고 있는 미스터리한 거물이 이미 송씨 가문에 고수를 보냈으니 힘을 합쳐 임찬혁을 상대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유효진이 아무리 대단해도 절대 송시후의 상대가 될 수 없다. 게다가 유신 뷰티 컴퍼니는 파산 직전이다. 때가 되면 그녀는 임찬혁에게 제대로 복수해 설욕할 것이다.“이런 개소리나 씨불이려고 전화했어?”임찬혁은 싸늘하게 말했다.“확실하게 말하는데 잘 들어. 송시후는 절대 유신 뷰티를 건드릴 수 없어. 그러니까 넌 내 일에 신경 끄고 계속 송시후의 개로 왈왈 짖으며 살아.”“하하, 자기 엄마도 지키지 못하는 주제에 허세는?”‘송시후의 개’라는 말은 하정연의 정곡을 찔렀다.그녀는 차갑게 말했다.“내가 전화한 건, 너한테 말할 게 있어서야. 네 엄마 당장 죽게 생겼어.”“뭐라고?”임찬혁은 신경이 곤두섰다.“감히 우리 엄마 손끝이라고 건드려 봐. 네 가족 전부 죽여버릴 거야.”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용의 역린을 건드린 자는 반드시 죽음이다.그리고 임찬혁의 어머니가 바로 그 역린이다.임찬혁이 화를 내자 하정연은 깔깔 웃으며 말했다.“내가 아니라, 온씨 가문 온세리야.”“음주 운전으로 네 엄마 아주 아작을 냈는데 귀찮아질까 봐 아예
상대는 바로 양홍선의 주치의, 강해도.“찬...... 찬혁아......”양홍선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임찬혁의 이름을 되뇌었다.화장 시설의 직원은 머뭇거리며 말했다.“아직 숨이 붙어있는데 어떻게 산 채로 화장합니까?”죽은 사람을 화장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산 사람은 처음이다.“입 다물어요! 환자는 이미 죽었어요. 몸에 바이러스가 발견됐으니 당장 화장해야 한다고요!”강해도는 주치의라는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그들에게 명령했다.온세리는 강해도에게 1억을 주며 반드시 양홍선을 죽여 모든 진실을 덮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여 그는 한시라도 빨리 양홍선을 화장하려고 했다.“네네네......”화장 시설의 직원도 더는 반박하지 못하고 양홍선에게 흰 천을 씌워 화장 시설로 옮기려고 했다.“그만!”이때 살기가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임찬혁과 손이림이 성큼성큼 들어왔다.“당신 뭐야?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와? 당장 나가!”“저기 누워 계신 분의 아들. 살아 계시는데 화장하라고?”흰 천을 거두니 양홍선이 입가에 피를 머금은 채 기절해 있었다.하지만 분명 숨이 붙어 있는 상태다.“당신이 뭘 안다고 소란이야? 이 환자 당장 죽을 거야. 게다가 몸에 아주 위험한 바이러스가 있으니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얼마나 엄중한 후과를 만들지 당신이 알기나 해? 당신이 다 책임질 거야?”말을 끝낸 강해도는 손을 뻗어 양홍선의 산소 튜브를 뽑으려고 했다.“죽을래?”임찬혁은 강해도의 팔목을 움켜쥐고 힘껏 비틀었다.바이러스는 무슨, 이건 분명 핑계다.“바득!”경쾌한 소리와 함께 강해도의 팔목은 바로 꽈배기가 되어버려 살갗이 찢기고 뼈가 드러 나오고 피를 철철 흘렸다.“으악! 감히 내가 누군 줄 알고!”“나 이 병원 펠로우야! 경비원 어딨어? 당장 이 자식 잡아!”강해도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문밖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너 같은 짐승이 의사가 될 자격이 있어?”임찬혁은 강해도를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고 강해도는 그 자리에서 어금니 몇 대가 부러졌다.
“두 눈 똑바로 뜨고 봐봐. 이분은 손씨 가문의 아가씨야! 우리 병원의 주인이란 말이다!”원장은 겁에 질려 온몸을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강해도가 손이림을 건드리다니.강해도는 순간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입을 크게 벌렸다.눈앞의 미모의 여인이 손씨 가문 아가씨라고?왜 서울에 있지 않고 이런 누추한 곳까지 왔을까?끝장이다.“내 친구 어머니 아직 살아계신 데 치료도 안 하고 화장하라고?”손이림은 싸늘한 표정으로 따져 물었다.그 말에 병원장은 온몸에 경기를 일으켰고 강해도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온세리 씨가 부탁했어요. 나한테 돈 주고 양홍선 환자 죽이라고 협박했다고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 매장해 버린다기에 어쩔 수 없이 그랬어요!”강해도는 후회막급했다.이제 직장을 잃을 뿐만 아니라 형사 책임도 지게 생겼으니 이번 생은 망했다.그 말에 손이림은 더 버럭하며 병원장에게 따졌다.“이 사람 어떻게 처리할 거예요?”병원장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해직시키고 당장 감옥에 처넣을 겁니다.”그 말에 강해도는 하마터면 오줌을 지릴 뻔했다. 살인 미수로 감옥에 간다면 평생 그곳에서 썩을 것이 뻔하다.“살려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온세리가 시켜서 그랬어요. 이건 제 잘못이 아니에요!”강해도는 간절히 애원했지만 병원장의 눈짓에 경비원은 바로 그를 끌어냈다.“모두 나가요. 우리 어머니 치료할 거예요.”방금 임찬혁은 이미 양홍선의 상태를 점검했는데 심장 파열과 여러 군데가 골절되었으니 빨리 치료해야 한다.“저기, 환자분의 부상이 심하니 우리 병원뿐만 아니라 서울로 옮겨도 힘드실 겁니다. 그러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병원장은 진단서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당신들이 무능한 거지 난 치료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빨리 나가세요!”임찬혁이 짜증을 내며 소리를 질렀다.“귀 먹었어요? 나가요!”임찬혁의 의술을 잘 알고 있는 손이림은 바로 사람들을 내쫓았다.병실에는 오직 두 사람만 남았고 임찬혁은 늘
위험천만한 장면을 떠올리니 양홍선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려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얼굴도 예쁘장한 여자가 이토록 악독할 줄 생각도 못 했다. 그녀를 죽이려고 했다니!“보아하니 대단한 인물 같았어. 사람도 많고 차도 몇 대나 되더라고. 전부 오픈카였어.”양홍선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워낙 죽이려고 했는데 죽지 않고 멀쩡히 살아났으니, 이 일로 더 큰 화를 입거나 임찬혁까지 연루된다면 정말 큰 일이다.“맞아요. 대단한 인물. 4대 명문가 중 온씨 가문의 아가씨, 온세리예요.”임찬혁의 얼굴에 살기가 가득했다.상대가 누구든 감히 그의 어머니를 건드렸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온세리”양홍선은 놀라서 사색이 되어버렸다.4대 명문가의 권세는 하늘을 찌르고 한 손으로 하늘도 막는데 누가 감히 그들을 대항한단 말인가?“아무튼 난 이제 괜찮으니까 이 일은 덮어. 없던 일로 하자고. 그러다 그 여자 심기라도 건드리면 너와 효진이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양홍선은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상대의 배경을 알았으니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재벌의 세상에서 섣불리 신고했다가 상대를 처벌하기는커녕 도리어 아들 며느리에게 누를 끼치게 될 것이다.“그래요. 일단 몸이 회복되었으니 퇴원부터 해요.”임찬혁은 양홍선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복수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임찬혁이 문을 열었을 때, 사람들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당장이라도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양홍선의 부상 상태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며 그들은 양홍선이 곧 숨을 거둔다고 확신했다.그런데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약물도 사용하지 않고 심지어 메스도 없이 말끔하게 치료했다.허준이 살아있다고 해도 이런 신기한 의술을 펼칠 수 없을 것이다.지금 이 순간, 그들은 임찬혁을 조상님처럼 섬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이런 친구가 한 명 있다면 생명을 하나 더 얻은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아주머니, 괜찮으세요?”손이림이 인사를 올렸다.그는 이미 임찬혁의 의술을 경험했던지라 다른
임찬혁은 양홍선이 뭘 걱정하는지 알고 있기에 마음이 아팠다.평생 임찬혁을 위해 속을 태우며 고생했으니 이젠 행복을 누릴 때도 됐다.“새 집 하나 마련할게요.”임찬혁은 양홍선을 낡고 오래된 집에 보낼 수 없었다.“집을 사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나 그냥 그 집에서 살 거야.”양홍선은 또 거절했다.임찬혁은 잠시 머리가 아팠지만 이내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친구가 있는데 집이 여러 채나 된다고 들었으니까 혹시 빈 집이라도 있는지 한 번 물어볼게요.”임찬혁은 바로 청룡에게 전화를 걸었다.“지존, 말씀하세요.”금세 전화가 연결되더니 청룡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 어머니한테 지낼 곳을 마련해 드리고 싶은데 혹시 적당한 곳이 있을까?”용국의 가장 큰 지하 세력인 용호파에는 아주 많은 산업이 있기에 지낼 곳을 얻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그렇게 되면 양홍선도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빌레오에 별장을 마련해 드릴 테니 어머님을 모시고 가십시오. 그리고 관리자한테서 바로 열쇠 받으시면 됩니다.”이런 작은 일은 청룡에게 있어 아주 쉬운 일이다.이내 청룡은 뭔가 떠오른 듯 입을 열었다.“아, 빌레오의 1호 별장은 옛 지존의 강주 행궁이자 최고의 수련 귀지입니다. 옛 지존은 한 번도 들어가 사신 적 없으니 관리자에게 1호 별장 열쇠도 드리라고 이르겠습니다.”“그래.”임찬혁이 대답했다.워낙 하나면 충분하지만 워낙 1호 별장은 너무 눈에 띄어서 임찬혁만의 아지트로 삼기 딱 좋았다.그리고 다른 별장 한 채를 골라 양홍선에게 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임찬혁은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꾀죄죄한 사부가 강주에 행궁까지 두었다니. 마치 고려시대 임금처럼 말이다.“어머니, 교도소에서 알게 된 친구가 빌레오에 별장이 여러 채 있다고 하니 가서 하나 고르면 돼요. 돈 한 푼도 쓸 필요 없어요.”임찬혁이 헤헤 웃으며 말했다.“별장은 무슨, 오래된 동네면 돼. 아무리 친구 집이라 해도 월세는 내야 하잖아.”별장이라는 말에 양홍선은 손
양복 차림의 정우명은 안색이 아주 밝았으며 한눈에 봐도 재벌 집 도련님같았다.물론 하정연도 트렌디하고 섹시한 패션으로 몸매를 드러냈다.두 사람이 판매처로 들어서자 모든 시선은 그들을 향했다.유효진에게 매장당한 후 고생이 많았지만 이내 송시후를 등에 업고 상황을 호전시켰다.게다가 이제 막 결혼해서 수중에 돈도 꽤 있었기에 오늘 대출로 별장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으로 찾아왔다.“임찬혁?”이때 그들도 임찬혁과 양홍선을 발견했다.정우명은 양홍선을 발견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온세리가 죽인 거 아니었어? 어떻게 살아있지?”그들은 아침에 온세리와 같은 장소에서 술을 마셨고 떠날 때도 온세리의 뒤를 따랐기에 두 눈으로 확실하게 보았다.양홍선을 죽이기로 마음먹은 온세리는 심지어 친구들에게 병원 측에 이미 모든 걸 준비했으니 운이 좋아서 죽지 않았다고 해도 병원으로 옮긴 뒤 바로 화장장으로 보내질 거라고 했다.이미 재가 된 줄 알았는데 저리 멀쩡하게 눈앞에 나타났다니?귀신이 곡할 노릇이다.임찬혁이 싸늘하게 말했다.“우리 엄마가 워낙 복이 많으신 분이라 네가 죽어도 우리 엄마는 끄떡없어.”양홍선은 슬픈 표정으로 하정연을 바라보았다.“정연아, 왜 날 속인 거니?”양홍선은 하정연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처음으로 그녀와 마주쳤다.옛일을 생각하니 저도 몰래 눈물이 차올랐다.임찬혁이 감옥에 갇힌 몇 년 동안, 그녀는 하정연이 임찬혁을 기다려주길 바라며 모든 수입을 하정연에게 입금했는데 결국 사기극이었다니?“본인 탓이나 하세요. 게다가 임찬혁과 함께 한 시간이 얼만데 내가 그만한 정신적 손해비용을 받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하정연은 당연하다는 듯 뻔뻔스럽게 입을 열었다.“너......”양홍선은 한때 자기 마음에 쏙 들었던 며느리가 이런 파렴치한 사람인 줄 생각도 못 했다.임찬혁도 더는 이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싫었다.양심을 개한테 줘버린 남녀에게 무슨 낯짝이 있을까?“어머니, 상대하지 마세요. 저런 파렴치한 인간들은 언젠가는 벼
“대출? 미안한데 그건 두 사람이 생각할 일이고, 난 이미 여기 전액으로 샀거든. 여기 있는 모든 별장, 내 마음대로 입주할 수 있어.”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빌레오의 별장은 너무 비싸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출금도 내기 힘들다.게다가 정상과 가까운 열 채의 별장은 가격이 무려 수백억을 훨씬 넘었고, 심지어 이천억짜리도 있었는데 그곳에 사는 사람은 모두 용국 각계의 거물들이다.정상에 위치한 1호 별장은 더욱 귀중한데 그 가격으로 도시 하나도 살 수 있었다.그런데 임찬혁이 전액으로 샀다고? 마음대로 입주할 수 있다고?“푸하하! 다들 들었어? 이 자식 지금 뭐라는 거야? 그래 그렇다면 한 번 확인해 볼까?”정우명은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싸늘하게 웃었다.경제난에 시달리는 유효진이 그에게 돈을 줄 리가 없는 데 혼자 힘으로 빌레오의 별장을 산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게다가 전액?정우명을 오만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그의 편이 되었다. 다들 임찬혁에게 어이없다는 시선을 보냈다.“여보, 신혼집 빌레오에 마련한다는 말 설마 임찬혁처럼 허세는 아니겠죠?”하정연은 탐스러운 몸을 정우명에게 비비적거리며 애교를 부렸다.그녀는 허세만 가득한 임찬혁이 너무 하찮아 보여 자기의 비웃음을 살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했다.정우명은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힘차게 끌어안더니 손바닥으로 연신 문지르며 욕망의 눈빛을 발산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너 여기 별장에 살게 해줄 테니까 빨리 새로운 자세 좀 배워봐. 그리고 여기 신혼집에서 아주 뜨겁게 불태우자고.”하정연은 수줍은 듯 정우명을 한 대 때리며 앙탈을 부렸다.“아잉, 나빠요.”정우명은 통쾌한 듯 하정연을 끌어안고 임찬혁을 향해 말했다.“여기서 별장 산다고 했지? 그렇다면 누가 더 비싼 거로 사는지 내기할래? 지는 사람이 소원 들어주기. 걱정하지 마. 절대 법을 어기는 일과 널 다치게 하는 일은 시키지 않아. 대신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라고 하면 반드시 시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