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장면이 바뀌어 사람들이 갑자기 끝없는 황야에 나타났다.황야는 끝이 안 보이고 발밑은 부드러운 황토이며, 황사가 하늘을 뒤덮었다.100미터 떨어진 동, 서, 남, 북 네 귀퉁이에 각각 100미터 높이의 조각상이 서 있었다.이 네 개의 100미터 흙빛 조각상은 모두 갑옷을 입고 손에 큰 도끼를 들고 위엄을 갖추고 있었다.먼 옛날 전쟁터에 온 것 같았다. 엄숙하고 쓸쓸한 기운이 전해져 모든 사람이 전전긍긍하며 혼이 하늘 밖으로 날아갔다.“이게, 이게 바로 영역의 힘인가?”모든 사람의 마음속에서 더없는 충격의 감정이 터져 나왔다.그들은 성역의 힘이 강하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 성역의 영역 힘이 이렇게 순식간에 그들을 다른 세계로 데려갈 수 있을 만큼 공포스러운 것은 상상도 못 했다.이곳에서 용솟음치는 강력한 영적인 에너지의 위압과 숙연하고 쓸쓸한 기운이 그들에게 자신이 더할 나위 없이 작고 연약한 존재라는 느낌을 주었다.도성은 손 쓸 필요도 없었고 그들은 여기에 오래 머무르면 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정신 착란과 사지가 터져 죽을 것 같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이때 도성의 두 발이 땅에서 석 자 떨어져 허공에 뜬 채 두 손을 등에 짊어진 채 차갑게 이민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왜 성역 이하는 모두 개미처럼 보잘것없다고 말했는지 이제 알겠느냐? 성역의 힘을 제대로 느껴봐. 이것은 네 인생 마지막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영역의 힘은 성역 이하의 강자에게 엄청난 공포와 압력을 생기게 해 반격할 여력이 전혀 없을 만큼 성역은 확실히 강한 것이었다.하지만 이민혁은 영역의 힘이 반 현실적인 세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성역은 자신의 힘으로 현실과 허무의 사이로 만들어 낸 공간이었다.이 공간에서는 영역의 방출자가 자기에게 자연적인 힘을 증가시키는 반면 상대의 힘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니 보통 적수 영역의 힘이 그의 힘을 능가하지 않는 한 성역은 자신의 영역 안에서 무적의 존재일 것이다.또한 성역만이 성역을 이길 수 있고 성역 이하는
하늘에 황사가 자옥했다.흙창, 거암, 거인, 토룡암탄은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이민혁 향해 돌진했다.도성은 모든 것을 통제하는 신처럼 지상에 떠다니며 공포의 힘을 지배하고 있어 사람의 경외심을 일으켰다.도라희, 김경진, 그리고 영역에 휘말린 사람들은 도성의 위세를 보고 가장 숭고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참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도성의 얼굴에 의기양양한 표정을 드러내며 이민혁 향해 물었다.“느껴졌어? 이게 바로 성역의 힘이야, 우리는 위대한 존재이며 무적의 존재이야, 너희들은 모두 개미들이야.”지금 극도로 오만한 도성은 이민혁을 내려다보면서 마치 진짜 개미 한 마리 보는 것처럼 무시했다.이민혁은 콜록거리며 팔을 흔들자, 뇌인에 순간적으로 불꽃이 튀며 그가 벌떡 일어섰다.뇌인이 휘두르는 사이에 흙창이 무너져 내렸다.여기서 이민혁은 몸을 날리며 뇌인이 휘저어지자 거대한 암석은 연기처럼 사라졌다.몇 번의 칼질이 떨어지자, 흙덩어리들은 모두 터져서 산산조각이 되어 흩어졌다.이민혁은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해 암석 탄은 뇌인 아래 하나씩 부서져 나가기에 뭐도 그가 도성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사람들이 이 상황을 보고 한바탕 비명을 질렀다. 그들이 영역의 힘에 눌려 어떤 힘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민혁이 반격할 힘이 있다니 뜻밖이었다.한 발짝 한 발짝 다시 돌아오는 이민혁의 모습을 보자 도성 역시 발끈하여 손에 주술이 끊이지 않았다.“대지의 힘.”순간 100미터 떨어진 네 개의 조각상이 몸에서 눈 부신 빛을 발산했다.“초. 토룡암탄.”영역의 힘을 가한 도성은 영적인 에너지가 많이 증가해 지상에서 솟아오르는 용의 머리도 갑자기 커졌고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암석 탄은 부피가 두 배 이상 커졌다. 불길이 타오르고 그 위에 수많은 부문이 떠올라 위력이 엄청나게 커졌다.순식간에 초토 용암 탄 여러 발이 이민혁을 향해 날아들었고 끊임없는 굉음과 함께 이민혁은 십여 미터 격퇴된 채 칼을 들고 일어섰다.도성은 환해진 표정을 드러냈다. 김경진 등은
순간 이민혁의 발밑의 바닥은 마치 모래 위에서 서 있는 것처럼 푹신푹신해졌다.이민혁은 단번에 함락되었고 도성으로 향했던 칼도 저절로 허사가 되었다.아울러 지면에 네 마리의 토룡이 나타나 이민혁을 향해 교살했다.이민혁은 이미 몸의 반쪽이 땅속으로 빠져서 전혀 힘을 쓸 수가 없었고 순식간에 네 마리의 토룡에 얽매여 토룡과 함께 땅속으로 빠져 사라졌다.이를 본 도성은 껄껄껄 만족의 웃음을 지었다. 김경진 등의 사람들도 모두 존경하는 마음으로 고함을 질렀다.“두사부님은 위풍당당하고 성역은 무적입니다.”사람들의 끊임없는 외침에 도성은 자신이 제일 잘 났다고 생각해 득의만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한편 이때에는 네 마리의 토룡에 의해 땅속으로 빠진 이민혁은 거대한 압력을 느꼈다.네 마리의 토룡은 몸을 서로 얽히고설켜 그를 감싸고 옥죄일수록 더 조여들었다. 모든 흙도 압축되어 오면서 끊임없이 그를 짓누르고 부수려고 했다.이민혁은 한숨 내쉬었다. 역시 성역의 힘을 얕보아서는 안 된다.하지만 그를 죽이는 것도 쉽지 않는 일이다.땅속의 이민혁은 큰 소리로 외치자, 몸속 용정은 미친 듯이 돌기 시작해 공포스러운 영적인 에너지가 쏟아졌다.등의 용머리 자국이 나타나더니 광포한 힘이 몸에 가미되었다.“터뜨려라.”이민혁의 고함과 함께 공포의 영적인 에너지와 상고시대 종족의 용의 위력이 모두 폭발했다.이 힘에 의해 네 마리의 토룡이 와르르 부서지고 압착된 흙도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이민혁은 지하에서 벌떡 일어나 몸에 불길이 확 타오른 채 손에 눈부신 뇌인을 들고 허공에 떠서 마치 전쟁의 신처럼 차갑게 아래를 바라보았다.모두 멍해 있다가 한참 후에야 이민혁이 땅을 박차고 나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이건 성역의 힘인데 그가 벌써 죽어야 했는데.’도성도 놀란 얼굴이었다. 이 정도의 공격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이민혁의 차가운 눈빛에 사람들은 몸서리를 치며 줄줄이 피했다.결국 이민혁은 도성을 바라보며 천
이를 본 김경진 등 은 넋이 나갔다.네 개의 거대한 조각상은 마치 네 명의 신명처럼 막아낼 수 없는 힘을 가지고 한 인간을 참살하려고 했다. 과연 어떤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방금 함락 토룡살은 대처할 수 있다고 해도 사상지노는 그가 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두 법술의 위력은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이민혁은 절대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 이것은 모든 사람의 공감대이었다.도성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이민혁, 너 진짜 강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강해, 나는 네가 성역 이하의 일인자라고 말하고 싶지만 너는 결국 성역이 아니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도성의 건방진 소리를 듣자, 이민혁은 웃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 영역의 힘이 뭐가 그렇게 대단한지 확인하고 싶은 거였어. 그게 아니라면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 있을 거 같아?”“뭐? 뭐라고?”도성은 격노했다. 다른 사람들은 더욱 불가사의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어느 때인데 아직도 허세를 부리고 있네.’이때 이민혁은 소리치며 몸에 광포한 영적인 에너지, 용력, 뇌력, 세 가지의 힘이 뒤섞여 하늘을 찌를 듯한 화염을 형성했다.무시무시한 힘이 순식간에 전체 영역을 휩쓸었고 토네이도 광풍이 휘몰아치며 불길이 온 하늘을 뒤덮었다.그러자 이민혁 손에 있던 뇌인은 갑자기 100미터까지 치솟았고, 뇌인에 불길이 타올라 공포의 천둥과 번개가 휘감기며 치명적인 기운을 내뿜었다.“这,这......”“이, 이런…”도라희 등은 이 공포의 기운을 느끼고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어 얼굴이 일그러졌다. 몸이 떨리다가 기절할 뻔했다.동성은 더욱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이 힘은 이미 성역을 초월한 셈인데. 설마 성역보다 더 강한 존재가 있단 말이야?’아울러 이민혁은 이미 사상지노의 굴레에서 벗어났고 100미터 길이의 뇌인을 휘두르자, 네 개의 거대한 조각상이 와르르 무너졌다. 도성은 비명을 지르며 피 한 모금 내뿜고 쓰러졌다.굉음과 함께 장토 영역은 사라졌고 사람들은 다시 정심원의 마당으로 돌아왔다.
“너…”도성은 격노하여 갑자기 피를 한 모금 내뿜고 그대로 쓰러져 숨졌다.이민혁은 깜짝 놀라 어리둥절했다. ‘자식. 스스로 화가 나서 죽은 거야? 성깔이 대단하다.’엄기준은 깜짝 놀라 급히 달려들어 도성의 몸을 껴안고 계속 소리쳤다.“사부님. 사부님.”안타깝게도 도성은 더 이상 대답할 수 없었다.이때 도라희, 김경진, 안양 수행자 그리고 상업계 거물들이 하나같이 사색이 되어 불안했다.그들은 이민혁이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 몰랐다. 그들의 목숨은 모두 이민혁 생각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었다. 이민역이 손만 들면 그들이 바로 사라질 거라는 사실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특히 도라희와 김경진 두 사람 말이다.김경진은 원래부터 이민혁이 상대하려는 원수였고 도라희는 도성이 성역에 들어간 것을 알게 된 후에 과감히 이민혁을 팔아 배신자가 되었다.두 사람은 무척 절망하고 불안해 무릎 꿇고 어쩔 줄 몰랐다.그러자 이민혁은 담담하게 말했다.“도라희.”도라희는 온몸을 움찔하더니 황급히 머리를 조아리며 답했다.“선배님, 잘못했습니다. 제가 선배님 배신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정말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도라희의 목소리는 이미 울음을 띠고 있었다. 그가 정말 황공하기에 짝이 없었다.이민혁은 차갑게 말을 던졌다.”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이라고 했잖아. 너는 선택을 잘못했으니까, 벌은 필수다.”“그러지 마십시오. 선배님…”도라희는 처참하게 용서를 빌었다.그러나 이민혁은 손을 흔들자, 엄청난 힘이 솟구쳐 도라희의 아랫배에 부딪혔다.펑 하는 소리.도라희는 연이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몇 번 뒹굴더니 벌렁 드러누워 입과 코에 피가 흘렀다.이민혁의 일격은 그의 단전을 파괴하고 내공을 망쳤다.도라희는 상처가 아물어도 앞으로 보통 사람만 못한다.그가 안양에서 한 짓 보면 원수가 적지 않을 테고. 패인이 된 후, 뒷감당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도라희는 자신의 신세를 더 잘 알고 있었고 깊은 절망에 빠져 마치 깊은
“너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마장현의 뜻에 달려있을 테니 행운을 빌어라.”이면헉은 차갑게 대답한 후 엄기준에게 다가와서 물었다.“나를 따르겠느냐?”“죄송합니다. 저 사부님 상을 치르겠습니다.”엄기준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답했다.이민혁은 한숨을 쉬며 떠났다.엄기준의 인품은 그의 사부님보다 훨씬 낫고 수행에도 어느 정도 소질이 있으니, 이민혁은 인재를 아끼는 마음이 새겼으나 엄기준은 따르기에 싫어 거절했다.이민혁도 무리하지 않아 그냥 내버려두었다.그가 떠난 후 엄기준은 사부의 시체를 안고 홀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여러분, 가십시오. 정심원은 오늘부터 3년 동안 문을 닫을 테니 방해하지 마십시오.이 말을 듣자, 사람들은 황급히 떠나갔다.한편 김경진은 넋을 잃고 집에 들어와 멍한 표정을 지으며 소파에 엎어졌다.그러자 김경진의 와이프 서예진은 잠옷을 입고 나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망했다. 망했어.”김경진이 중얼거렸다.서예진은 노하면서 입을 열었다.“너 뭐 하는 거야. 아들 복수는 다했어? 지금 네 꼴을 봐. 빨리 가서 마장현을 죽여. 그리고 그의 여동생 가족들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너와 목숨 걸고 싸울 거야.”그러자 김경진은 벌떡 일어나 서예진의 뺨을 때렸다. “네가 뭘 알아, 마장현 배후에 누가 있는지 알아?”뺨 맞은 서예진은 정신이 한참 나가다가 벌떡 김경진을 찢으며 노했다.“배후에 누가 있든 상관없어. 그놈 죽어야 해. 아들 대신해서 복수할 거야.김경진은 서예진을 발로 차서 땅에 넘어뜨렸다.“인자한 어머니 밑에 못난 자식이 많다니. 네가 너무 아들을 오냐오냐 키우지 않아도 우리 왕씨 집안이 이런 날이 오지 않을 거야. 당장 이 집에서 나가. 다시는 내 눈앞에서 나타나지 마.”미친 듯이 화내는 김경진을 보고 서예진은 이 일이 쉽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서예진은 어리둥절하며 물었다.“나 곧 죽어. 경진그룹 망했어. 이
마장현은 이민혁을 부둥켜안고 소리 없이 울었다.이면헉은 마장현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너도 강한 사나이인데 꼴이 이게 뭐야. 일단 돌아가서 얘기하자.”“예.”마장현은 고개를 끄덕이자 세 사람은 이민혁이 묵고 있는 호텔로 돌아갔다.셋이 소파에 앉고 이민혁은 마장현에게 상황 설명을 했더니 듣는 휸현빈은 안절부절못하고 간이 떨어질 뻔했다.마장현은 작심하고 말했다. “큰형님의 은덕에 보답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목숨은 큰형님이 준 것과 마찬가지니, 큰형님이 제 도움이 필요할 때 목숨 걸고 도와드리겠습니다.”“무슨 소리야. 무엇보다 잘사는게 제일 중요해, 그리고 당신한테 챙겨야 할 여동생도 있잖아.”마장현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미 목숨을 건 우정이니 아무 말도 필요 없었다.“김경진을 어떻게 처리하려고?”이민혁은 물었다.“그는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마장현은 격분하여 답했다.“그건 나도 찬성이야. 피는 피로 갚고 목숨 두 개 잃었으면 목숨 두 개로 갚아야지.”이민혁은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이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이민혁이 눈살을 찌푸리자, 윤현빈은 서둘러 가서 문을 열었더니, 편지 한 통을 든 웨잍터 한 명이 나타나서 말했다.“이 선생님, 편지 한 통이 왔습니다.”윤현빈은 편지를 받고 문을 닫아 이민혁에게 전했다.이민혁은 편지를 뜯어보자 마장현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이 생겼습니까?”마장현이 물었다.“김경진은 어젯밤에 목을 매어 자살했고 경진그룹 반을 너한테 선물하는 유서를 남겼대.”이민혁은 천천히 답했다.“자살?”마장현은 자기 손으로 김경진을 죽이지 못해서 한을 풀기 어려워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이민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타일렀다.“장현아, 김경진이 자결하고 너에게 재산을 절반씩 나누어 준 것은 그의 가족을 지키려고 하는 거야. 이제 그만하자.”두 사람의 목숨은 두 사람의 목숨으로 갚았으니, 장현의 원수를 갚았다고 할 수 있었다. 이민혁은 김경진의 남은 가족에 대해서는
“그래. 나도 돌아가 봐야 해. 여기 일은 현빈이한테 맡기는 걸로.”“예.”그러자 윤현빈은 두 사람하고 잠시 의논한 뒤 일 처리하러 갔다. 이민혁과 마장현 두사람은 음식하고 술을 사서 마장현의 부모님께 제사를 지내준 후 차를 몰아 서경시로 향했다.…다음 날 오전, 두 사람은 서경시에 도착하자, 곧바로 서경대 정문으로 향했다.마장현은 차에 앉아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여동생이 절대 이 충격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겁니다. 제가 어떻게 말해야 합니까?”마장현은 걱정스럽게 물었다.이민혁도 계속 한숨만 쉬었다.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기 마련인데 특히 살해당하는 거.마설현이 아직 대학 3학년이라 이민혁은 눈살 찌푸리며 말했다.“일단 숨기는 게 나아. 대학 졸업한 후에 얘기하자.”“오래 숨길 수 없잖습니까?”“숨길 수 있을 만큼 숨겨라. 도저히 숨길 수 없을 때가 오면 그때 말해.”“예, 이렇게 할 수밖에 없겠습니다.”그러자 마장현은 여동생한테 전화 걸고 두 사람은 학교 입구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백오경이 갑자기 나타나 곧장 차 안으로 들어갔다.이민혁은 마장현한테 말했다.“소개해 줄게. 이 친구는 백오경이라고 해. 도둑놈.”“큰형님, 제가 아무래도 영경의 고수인데 이러시면 제가 너무 체면이 안 서죠.”백오경은 불만했다.이민혁은 웃으면서 물었다.“너는 도성을 자처하지 않았어?”“도성은 맞지만, 도둑이 아닙니다.”백오경은 변명했다.“똑같잖아.”그러나 마장현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 사람이 하얗고 연약한데 젊은 나이에 영경의 강자라니, 큰형님 곁에는 정말 고수들이 모여있네.’마장현은 백오경한테 말을 걸었다.“감사합니다. 형님, 며칠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별일 아닙니다. 큰형님이 시키신 일인데 최선을 다해야죠. 게다가 당신도 큰형님의 형제인데 우리도 형제죠. 그렇게 겸손할 필요가 없습니다.”백오경은 이민혁과 마장현한테 담배를 건네주고 세 사람은 담배에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