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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휴게실 안, 김연아는 화장대 앞에 앉아서 진서준이 직접 약을 발라주기를 기다렸다.

진서준은 조금 난감했다. 파우더 형태의 약이라 그것을 발라주려면 김연아의 얼굴을 만져야 했기 때문이다.

여자의 몸에는 손을 대면 안 되는 곳이 많았다. 연인이 아니라면 절대 손을 대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김연아의 얼굴 말이다.

“진서준 씨, 빨리요. 전 효과를 보고 싶다고요!”

김연아는 고개를 돌려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김연아는 효과를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진서준이 그녀를 위해 파우더를 발라줄 때, 피부가 닿는 걸 원했다.

김연아는 진서준을 향한 마음을 더는 감추지 않고 노골적으로 그에게 보여줬다.

“그건 좀 아닌 부적절한 것 같은데...”

진서준이 망설이며 말했다.

“뭐가 부적절해요? 그냥 날 환자라고 생각해요. 내 구궁한증을 치료할 때 내 등도 만졌었잖아요?”

진서준이 자신을 치료해 줬던 걸 떠올린 김연아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심지어 귀까지 빨갛게 물들었다.

“그건 달라요. 그건 단순히 치료였으니까요.”

진서준은 말문이 막혔다.

당시 김연아를 치료할 때 등에 손을 대기는 했지만 그것은 확실히 치료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김연아에게 이 파우더를 발라주는 건 굳이 진서준이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싫으면 말아요!”

김연아는 일부러 화가 난 척 입을 비죽였다.

“알겠어요. 발라줄게요...”

진서준은 어쩔 수 없이 승낙했지만 사실 조금 흥분됐다.

김연아와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형언할 수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 기분은 허사연과 있을 때는 느껴본 적 없는 것이었다.

진서준은 파우더를 조금 집은 뒤 물 안에 넣고 살살 저었다.

곧 파우더는 물에 녹아서 청색의 끈적거리는 액체가 되었다.

진서준은 두 손가락으로 액체를 조금 집어 올린 뒤 조심스럽게 김연아의 얼굴에 발라줬다.

“어머!”

김연아가 살짝 소리를 냈다.

“왜 그래요?”

진서준은 깜짝 놀라서 서둘러 손을 들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약에 자신감이 넘쳤다. 피부가 아주 민감한 사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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