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화 심지안이 내연녀?

하지만 프랑스어 C2 등급을 취득하고 게다가 젊고 스트레스 관리도 잘하는 사람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지금 젊은이들은 쩍하면 일을 그만뒀고 내키는 대로 움직였다.

‘대표님께서 인재를 아끼시는 거겠지?’

연봉기는 해고 통보를 받던 그때 한창 사무실에서 유유자적하게 차를 음미하고 있었다. 인사팀 매니저가 해고 통지서를 그의 앞에 내려놓는 순간 그는 한참 동안 넋을 놓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지금 장난해요? 내가 보광 그룹에서 15년이나 일했는데 아무 말도 없이 이렇게 잘라도 돼요?”

인사팀 매니저와 연봉기는 지금까지 줄곧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인사팀 매니저가 우쭐거리며 말했다.

“그건 내가 결정한 게 아니에요. 대표님의 뜻입니다.”

대표라는 소리에 연봉기의 분노가 조금은 사그라졌다.

“자르는 건 되지만 나한테 해고 이유와 배상을 줘야 할 겁니다.”

“배상 같은 건 없어요.”

인사팀 매니저가 웃으며 말했다.

“이유가 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많은 일에는 이유가 없죠. 예를 들어 오늘 연봉기 씨가 프랑스어 C2 등급인 면접자한테 아무 이유 없이 최저점을 준 것처럼 말이에요.”

연봉기는 잠깐 멈칫하더니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그 계집애한테 든든한 배후가 있었으니 그렇게 나댔지.’

그는 잔뜩 굳은 얼굴로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가기 전 인사팀 매니저는 문득 뭔가 떠오른 척하며 말했다.

“아 참, 조카분한테도 내일 회사로 출근할 필요 없다고 전해줘요.”

연설아는 한창 내일 입사 첫날에 입을 옷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예쁜 옷들을 전부 꺼내 입고 거울에 비춰보았다. 이것저것 입어 보던 그때 연봉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작은아버지는 보광 그룹의 원로급인데 어떻게 해고당할 수 있어요? 나랑 걔는 그냥 보통 친구예요. 걔 집안도 아무 배경이 없다고요. 정말이에요, 작은아버지. 작은아버지한테 거짓말한 거 없어요.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여보세요? 작은아버지, 끊지 말아요!”

연설아가 다급하게 뭐라 얘기하려 했지만 연봉기는 가차 없이 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