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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분수도 모르고 까불다

이 순간, 장학수는 너무도 경악스러웠다. 그가 알고 있는 성연신은 여자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으며 특히 영웅놀이에 대해서는 늘 콧방귀를 뀌던 사람이었는데 오늘 갑자기 눈앞에 보이는 여자분을 위해 나선 것도 모자라서 본인이 돈이 많고 젊은 데다가 잘생긴 것까지 인정한 셈이었다.

‘영웅놀이를 위해 부끄러운 것도 잊은 건가? 아니지! 저 여자가 설마 심지안인가?’

장학수는 성연신과 심지안을 번갈아 보다가 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생겼다.

심지안과 주원재가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는 잘빠진 몸매에 이목구비까지 훤칠했으며 싸늘하고 도도한 눈빛에는 큰 감정의 변화도 없이 주원재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몸을 흠칫 떨던 주원재는 건들거리던 태도를 거둔 채 아버지를 만났을 때보다 더 깍듯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연… 연신 도련님, 이곳엔 어쩐 일로 오셨어요?”

주원재의 말에 심지안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저 사람 알아요?”

주원재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흥신 그룹 대표 주혁재가 건물에서 걸어 나와 주원재를 확 밀치더니 환한 미소로 성연신을 반겼고 성연신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인사를 한 뒤, 시선은 여전히 주원재에게 꽂혀 있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감히 그의 여자에게 작업을 걸다니.

“장 변호사님은 어쩐 일로 오셨어요?”

장학수를 발견한 주혁재가 반가운 듯 물었고 장학수가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 시간이 좀 남아서 사건에 대해 의논하러 왔습니다.”

“아, 그럼 제가 도움이 되진 못하겠네요. 회사 법무팀 직원을 불러드릴게요.”

주혁재는 그제야 요즘 회사에 골치 아픈 일이 있었다는 게 기억이 났다. 그는 변호사 여러 명을 찾아봤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해서 큰돈을 들여 장학수에게 부탁했던 것이다.

주혁재의 말에 그의 곁에 있던 여비서가 장학수를 데리고 들어갔고 주혁재는 곁에 있던 성연신을 보며 공손하게 말했다.

“성 대표님, 저희도 들어가시죠?”

성연신은 느긋하게 주원재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끄덕였고 이를 발견한 주혁재가 주원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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