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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그렇게 못 견디겠어요?

심지안이 반신반의하며 다시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잠시만요. 전 아직 부르지 않았는데요.”

“그러니까요. 제가 마침 잘 온 거죠. 너무 늦지도, 너무 이르지도 않게요.”

그녀의 앵두 같은 입술이 놀라움에 살짝 벌어졌다.

“절 바래다주려고 일부러 오신 거예요?”

“네.”

심지안의 얼굴에서 점점 짙어져 가는 의심을 감지한 진현수가 잠시 멈칫하고는 설명을 이어 나갔다.

“이 부근에서 진찬우와 밥을 먹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진찬우가 인스타를 보던 중 지안 씨도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발견했고요.”

“그랬군요...”

심지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밤이 깊어진지라 차를 잡기 어려울 것 같아 가는 길에 모셔다드리려고 왔어요.”

“저까지 데려다주면 열두 시가 다 되어야 집에 도착할 거예요.”

“괜찮아요. 요즘 잠이 잘 안 와서 늦게 잠들거든요.”

이렇게까지 말하니 심지안도 더는 거절할 도리가 없었다.

...

중정원.

성연신이 원이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었다.

원이는 별장을 나서자마자 땅에 엎드려 숨을 헐떡이며 귀여운 반항을 하고 있었다.

오늘 밤 이미 다섯 바퀴를 돌았다. 더 이상 산책하다간 녹초가 되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성연신은 그런 원이의 상태를 아랑곳하지도 않은 채 더더욱 다그쳤다.

“매일 그렇게 많이 먹더니 3킬로나 쪘잖아. 운동해서 살 빼야지.”

오늘은 심지안이 원이를 데리고 산책하는 날이다. 하지만 이미 밤이 깊어졌는데도 심지안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무슨 회식을 다섯 시간이 넘게 한단 말인가?

보광 그룹 이사 회의도 그렇게 오랫동안 하지 않는다.

부용 그룹은 하라는 일은 하지 않고 음주가무를 즐기는 데에만 능하다.

원이는 헐떡거리기만 할 뿐 고단함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원통했다.

‘너희 두 발 달린 짐승들의 다툼에 왜 날 끌어들이는 거야!’

성연신이 원이와 함께 열 바퀴를 돌았을 때, 드디어 한 줄기의 자동차 불빛이 비쳐왔다.

차가 문 앞에 멈춰 선 뒤 심지안이 안에서 내렸다.

성연신의 차가운 얼굴에 부드러움이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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