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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사직을 결심하다

이재성은 처음엔 그저 자료를 찾아본 것이라 부인했다.

하지만 상사의 계속되는 추궁에 결국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입사하자마자 팀장직에 오른 심지안을 질투해 어리석을 짓을 저지른 것이다.

상사가 일그러진 얼굴로 욕설을 퍼부었다.

“우리 부서는 프랑스 쪽 회사와 협력해야 하는 곳이에요. 심지안 씨는 프랑스어에도 능통하고 단독으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경험도 있어요. 하지만 이재성 씨는요? 경력은 긴 반면 능력은 심지안 씨에게 한없이 미치지 못해요. 그런데도 팀장 자리를 욕심낸다고요?”

이재성은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빠져나갈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가 일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주고 있으니 말이다.

상사는 이재성이 오랫동안 회사에 몸담았다는 것을 고려해 그저 해고만 하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 지었다.

이재성은 어두운 얼굴로 사무실에서 나와 자신의 짐을 정리한 뒤 부용을 떠났다.

심지안의 결백이 밝혀진 것이다.

상황파악을 마친 동료들은 모두 심지안의 주위에 빙 둘러서서는 입이 마르도록 그녀를 칭찬했다.

심지안이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오전 그들이 자신을 향해 했던 비난을 생각하니 마음의 거리가 한껏 멀어진 듯한 기분이었다.

저렇게 줏대 없이 나부끼는 가벼운 사람들이라니.

성연신의 말이 맞다. 부용의 분위기는 정말 별로다. 암투가 넘치고 서로가 서로를 짓밟는 거에 혈안이 되어있다.

심지안은 자리에 앉아 잠시 고민에 잠겼다가 흥신 프로젝트 책임자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문자를 보냈다.

그가 직접 와주지 않았다면 상사는 아마 CCTV를 보는 것조차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프로젝트 책임자가 보낸 답장 내용은 이러했다.

「저한테 감사할 필요 없어요. 주 대표님한테 감사해야죠.」

심지안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가 문자의 의미를 물으려고 한 순간 문자 하나가 더 도착했다.

「미안해요. 제가 잘못 보냈네요.」

「감사해할 필요 없어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니까요. 오히려 제 경솔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심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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