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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난 그 사람의 도우미야

심지안이 두 눈을 깜빡이며 궁금증이 가득 담겨있는 그녀의 시선과 마주했다.

“나한테 음식을 준비하라고 한 건 내가 그 사람 집 도우미이기 때문이에요.”

한 지붕 아래 함께 살지만 부부 사이 애정은 없고 해야 할 가사노동만 남아있으니 도우미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서인수는 어안이 벙벙했다.

“도우미라고요?”

“네. 왜요? 안 믿겨요?”

부자들은 도우미를 뽑을 때 그 조건이 꽤 높다는 걸 서인수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심지안은 그 기준을 훌쩍 넘겨버릴 정도로 아름답지 않은가... 이런 경우는 결코 흔치 않다...

그녀는 약간의 실망감이 들었다.

흥신 그룹 회장으로 하여금 직접 마중 나오게 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분명 범상치 않을 거라 생각했다.

훤칠한 키, 준수한 얼굴, 모두를 압도하는 분위기, 그리고 훌륭한 인품까지 갖춘 인물이다.

아쉽지만... 저 선남선녀 커플은 이대로 놓아주어야 할 것 같다.

“왜 주원재 씨한테 번호를 주지 않은 거예요? 그분과 좋은 관계로 발전한다면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퇴근 후 도우미를 할 필요도 없잖아요.”

이재성은 팀 내 나이가 가장 많은 직원이었는데 회사에 들어온 지 5년이 되었음에도 아직 부팀장 자리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는 이제 자연히 팀장으로 승진할 거라 생각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심지안에게 밀려 물러나게 된 것이다.

때문에 일을 하는 과정에서 항상 투덜거리며 꼬투리를 잡기가 일쑤였다.

심지안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

“난 주원재 씨를 좋아하지 않아요.”

“주원재 씨의 아버지는 흥신 그룹 회장님이에요. 그 집안에 시집만 간다면 한평생 일할 필요도 없이 편히 호의호식할 수 있잖아요. 이거야말로 여자들의 로망 아닌가요?”

서인수가 약간 못마땅한 듯 말했다.

“모든 여자들이 전업주부를 희망하는 건 아니에요.”

“쳇. 명문가에 시집갈 게 아니라면 부용 그룹엔 왜 다니는 거예요.”

대기업엔 조건 좋은 남성 자원이 풍부하니 출근을 한다는 핑계로 입사해 남편감을 찾는 선례가 적지 않음을 누구든 알고 있다.

“그래서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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