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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아빠가 너에게 미션을 줄게

“난 당신을 보내줄 수도 있고 그와 동시에 당신의 아이를 치료할 국내 최고 의사를 찾아줄 수도 있어요.”

“당신이 성동철을 만나 오늘 고청민이 시킨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말한다면 말이죠.”

김민수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난 당신을 믿을 수가 없어요.”

김미희는 1년 동안 아프지 않았고 지적 문제를 제외하면 평범한 아이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우리 딸한테 문제없을 거야. 없을 거야...’

김민수는 창백해진 얼굴로 끊임없이 하늘을 향해 기도했다. 그는 면도도 하지 않은 초췌한 모습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30대임에도 불구하고 그에게서 젊음의 의욕은 찾아볼 수가 없었고 온몸에 피곤함이 가득해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피곤함 속에도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기대는 모두 그의 딸에 대한 것이었다.

성연신은 시선을 거두며 문 앞의 사람에게 그를 살피라고 말했다. 그도 같은 아버지로서 김민수에게 연민을 느꼈다.

성씨 본가는 밤새도록 불이 켜져 있었고 정욱도 바쁘게 업무를 처리했다.

정욱은 루갈의 사람은 아니었기에 이번에 성연신이 며칠 동안 다녀오는지 얼마나 위험한지 아무것도 몰랐다.

보광 그룹과 성원 그룹 사이의 일을 처리해야 했기에 정욱이 이곳에 머문다면 성연신도 걱정을 하지 않았다.

서재 앞.

성우주는 작은 몸을 뒤에 숨겨 안에서 들려오는 대회 소리를 엿들었다. 어림에도 불구하고 아빠가 할머니를 모셔올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고 그 일이 아주 위험한 일이라는 것도 알게 알 수 있었다.

알 수 없는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거고 그것들 때문에 자기는 아빠를 잃을 수도 있다는 걸 눈치챘다.

성우주는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떼를 쓰진 않았다. 울며불며 성연신에게 가지 말라고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계단으로 조용히 1층에 내려가서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성우주는 엄마에게 아빠를 보러오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만약 아빠에게 정말 사고가 난다고 해도 아빠 마음속에 후회가 남지 않길 바랐다.

전화에서 연결음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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