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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닭만 봐도 토할 것 같아

충직한 안철수가 막아서며 냉랭하게 말했다.

“그쪽도 도망가면 안 되죠. 다음 차례는 그쪽이에요.”

“웃기시네.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죽을 사람을 내가 무슨 수로 막아?”

방매향은 자유는 잃었지만 비밀 조직에 오래 있으면서 아버지께서 먹고 마시고 입는 데 대해서는 부족하게 한 적이 없었다.

오늘의 상황을 초래한 것은 그녀의 자업자득이 분명했다.

“아직도 허튼소리 하네. 함부로 입 나불댄 후과가 어떤지 똑똑히 보여줄게.”

“나가.”

성연신이 갑자기 호통치며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노려보았다.

안철수는 바로 행동을 멈추고 입을 다물었다.

심지안은 성연신에게 잠시 마음을 가라앉힐 시간을 주기 위해 얼른 눈물을 닦고 우주의 손을 잡고 나갔다.

...

빗줄기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하염없이 주룩주룩 내렸다.

심지안은 우주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우주는 깊은 밤이 되어서야 잠에 들었고 여전히 잠꼬대처럼 할머니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심지안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우주에게 이불을 잘 덮어주고 조용히 방을 나왔다.

빗물이 사정없이 발등 위에 떨어졌다. 심지안은 비를 피하지도 않고 그대로 맞으며 멍하니 먼 곳을 응시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게.

잠시 후 심지안은 휴대폰을 켜 인터넷으로 사흘 뒤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을 예약했다.

...

방매향의 발인 후, 비밀 조직과 성씨 집안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송석훈은 그 일 이후 크게 앓고 나서는 성씨 집안을 건드리지 않았다.

송준은 정식으로 비밀 조직 사업을 물려받게 되었다.

“그동안 그렇게 힘들었는데 비밀 조직은 당연히 제가 물려받아야죠. 아버지께서 전에 약속하기도 했고요.”

송준에게 몸을 반쯤 기댄 임시연의 눈에는 악의가 가득 숨겨져 있었다.

송준이 그녀를 밀어내며 느긋하게 커피를 홀짝 마셨다.

“이런 거 저한텐 안 먹혀요. 전 임신한 여자한텐 관심 없거든요.”

“이제 와서 발뺌하려고요?”

임시연도 화가 났다.

“지난번에 당신들 맞춰주다가 고청민한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그 닭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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