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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살아있는 것이 능력이다

성연신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밖이 시끌벅적하더니 송준이 사람들을 데리고 병실로 들이닥쳤다.

송준의 음험한 얼굴에 득의양양한 웃음이 번졌다. 그는 옆으로 물러나 뒷사람들에게 길을 터주었다.

하얀 트레이닝복을 입은 송석훈이 뒤에서부터 걸어 나오더니 거짓 웃음을 지으며 성연신을 응시했다.

“초대하지도 않은 손님이 내걸 가져가는 건 무례한 행동이지.”

“그러니까요. 만나고 싶으면 나한테 말 하지. 그럼 예약이라도 해줬을 텐데. 명문가 성씨 집안에서 요청하면 몰래 봐주는 거야 쉽지.”

송준이 비아냥거렸다. 마치 비밀 조직에서 먼저 사람을 강제로 데려간 것은 까먹은 것처럼.

성연신은 그들의 말을 듣지 못한 듯 조용히 병상 곁을 지키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창밖의 아름드리나무 그림자가 창 너머로 그의 옆얼굴에 드리워져 섬뜩한 분위기를 풍기게 했다.

병실 안의 다른 사람들도 기이할 정도로 조용했다.

송준이 이상하게 생각하며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안을 힐끗 보았다. 시야에 심전도 모니터의 직선이 들어오자 문득 섬뜩해졌다.

“아버지... 그런데 부인이 좀...”송석훈이 냉소했다.

“왜, 또 죽은 척하냐?”

지금이 어느 땐데 아직도 이런 수법을 쓰나. 질리지도 않나?

“아뇨... 진짜 죽은 것 같은데요. 심전도 모니터에 파동이 없어요.”

송준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만일 방매향이 성씨 집안에서 죽은 거라면 그와 아무 관계가 없었지만, 비밀 조직에서 일이 생긴 거라면...

송석훈이 멈칫하며 침대 곁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갔다.

그는 방매향이 쥐 죽은 듯 조용히 침대 위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았다.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그녀는 조금의 화난 기색 없이 목석처럼 누워 있었다. 그는 믿을 수 없어 방매향의 맥박을 짚어보았다.

그리고 심장박동이 없음을 확인한 송석훈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죽은 방매향의 손을 마구 흔들었다.

“죽은 척 하지 마. 안 죽은 거 아니까 일어나 빨리.”

멀쩡하게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이었다. 자신과 오랫동안 싸워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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