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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나아가기 위해 한발 물러나다

시간이 1분 1초 흘러갔다. 권하윤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지만 손가락은 이미 김장한 탓에 한껏 구부리고 있었다.

만약 민승현이 파혼을 선택한다면 그녀는 정말로 이대로 끝장나는 거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주눅 들면 안 된다. 민승현이 그녀가 파혼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걸 발견하는 순간 절대 주저하지 않고 파혼할 테니까.

얼마쯤 지났을까? 민승현은 끝내 권하윤을 경멸하는 듯 입을 열었다.

“그래, 난 너처럼 이미 다른 사람 손을 탄 여자와 절대 결혼 안 해.”

권하윤은 순간 등이 뻣뻣하게 굳었다.

‘실패했나?’

“그런데 네가 그렇게 쉽게 떠나게 할 수는 없지! 그러니까 내가 파혼하고 싶다고 할 때 파혼해!”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권하윤은 안심했다.

시간만 벌 수 있다면 방법은 생각하면 그만이니까.

“그래.”

권하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지금 이 결과는 그녀가 원하던 결과였기에 아주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더 이상 민승현과 충돌하고 싶지 않았기에 위층으로 올라가는 걸 선택했다.

하지만 그녀가 일어서기 무섭게 민승현이 달려들어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어디 가는데!”

“위층에 자러 가.”

권하윤은 살짝 미소 지었다.

“이것도 불만이야?”

민승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녀를 노려봤다.

권하윤이 담담한 반응을 보일수록 그는 더욱 미쳐 날뛰었다.

‘나는 이렇게 괴롭고 미치겠는데 권하윤은 대체 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온한 거야!’

아까 전 한민혁의 차에서 활짝 웃던 권하윤의 모습이 다시 떠오루자 그는 당장이라도 권하윤을 죽이고 싶었다.

“경고하는데 우리 파혼하지 않는 이상 나는 네 약혼남이야. 그러니까 밖에서 딴 놈 만나지 마!”

권하윤은 피식 웃으며 어이없다는 눈빛을 보냈다.

“민승현, 너 대체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하는데?”

민승현은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

“무슨 뜻이야?”

“네가 예전에 나 한 번이라도 제대로 봐줬으면 내가 너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았을걸. 네가 내 약혼남이라서가 아니라, 민씨 집안 다섯째 도련님이라서가 아니라 너라는 사람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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