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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파혼에 대해 얘기하다

민승현은 머리가 헝클어진 채로 땀을 뚝뚝 흘렸다.

한바탕 싸운 뒤 그는 한민혁이 아무리 별 볼일 없는 건달이라도 싸움 실력만은 강하다는 걸 눈치챘다. 이대로 계속하다간 아무런 이득을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체면이 깎일 수도 있었다.

이에 그는 동작을 멈추고 땀을 닦더니 권하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넌 안으로 들어가서 죽을 줄 알아!”

화가 난 듯 안으로 들어가는 민승현의 뒷모습에 한민혁은 걱정이 앞섰다.

“하윤 씨, 저 자식 설마 하윤 씨 난처하게 하진 않겠죠? 제가 다시 도준 형 별장으로 데려다 줄까요?”

“아니에요. 한번 피한다고 영원히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언젠간 해결해야 할 일이에요. 그저 민혁 씨한테 피해줬네요.”

“이게 뭐 별일이라고. 어차피 저 다친데도 없어요.”

한민혁은 바지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었다.

“저 여기에서 기다릴게요.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요.”

권하윤이 거절하려는 걸 눈치챈 한민혁은 몇 마디 덧붙였다.

“걱정 마요. 제가 멀리에 차 대고 지켜볼 테니까. 반 시간 뒤에도 괜찮다면 그냥 갈게요.”

상대가 이렇게까지 말하자 권하윤은 그저 감사 인사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럼 부탁할게요.”

-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선 순간 권하윤의 눈앞에는 난장판이 된 집이 들어왔다.

의자와 테이블이 모두 넘어져 있었고 그녀가 정성껏 고른 꽃병도 산산조각이 난 채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게다가 민승현이 그 난장판 속에서 눈을 시뻘겋게 뜬 채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연남과는 작별 인사 잘했어? 그래도 기어 들어오긴 하네?”

권하윤은 넘어진 의자를 지나 가방을 옷걸이에 걸어놓고는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 얘기 좀 해.”

“얘기? 일이 이 지경에 됐는데 할 얘기가 더 남았어?”

권하윤은 소파에서 그나마 앉을 수 있는 곳을 골라 앉더니 평온한 눈빛으로 민승현을 바라봤다.

“파혼에 관한 얘기야.”

민승현은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파혼?”

사실 권하윤이 한민혁의 차에서 내리는 걸 본 순간 그는 권하윤을 버릴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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