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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속박

석훈은 도준을 말없이 보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무의식을 건드려 결정을 바꾸도록 유도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방법은 위험이 따릅니다. 사모님은 전에 본인이 원하는 선택을 하지 못해 병을 앓았기에 또 간섭하면 심리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도준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유리 벽 안에서 도윤의 얼굴을 문지르며 미소 짓는 시윤을 응시했다. 도윤이 태어나고 나서 도준은 시윤이 이렇게 미소를 짓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솔직히 시윤이 왜 저를 그렇게 억압했는지 도준은 알고 있다. 아마 본인이 어떻게 하든 도준한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알았을 거다.

도준은 이혼도 동의할 리 없고, 시윤이 아이를 데리고 떠나는 것도 동의할 리 없으니, 혼인과 아이 모두 시윤에게는 속박이나 다름없었을 테니까.

...

그 뒤 일주일 동안, 시윤의 치료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비록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매번 완전히 회복했다고 느낄 때마다 시윤은 불안 증세를 보이곤 했다.

그렇게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거친 석훈은 시윤을 보며 결과를 말했다.

“시윤 씨의 몸이 지금 회복하는 걸 저항하고 있어요. 무의식적으로 이곳에서 나가면 보기 싫은 사람과 마주해야 한다는 걸 알기에 그 점이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하게 막고 있어요. 이건 저로서도 도와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시윤은 무의식적으로 무릎을 후볐다. 확실히 석훈의 말대로 일주일 뒤면 퇴원해도 된다는 말을 들은 뒤로 시윤은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누군가 아들을 꿈에서 납치해 필사적으로 찾아도 찾지 못하는 꿈은 거의 매일 반복됐다.

시윤의 꿈을 얘기하자 석훈은 그걸 상세히 기록하며 건의했다.

“가끔 어려움을 직면하지 못하는 건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지 그 자체를 두려워해서가 아닙니다. 그러니 되도록 민 사장님과 얘기 나눠보세요.”

도준의 이름을 듣는 순간 시윤은 가슴이 따끔거려 답답해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 꽉 그러쥔 손을 풀면서 더듬더듬 대답했다.

“고려... 해볼게요.”

벌써 거부감을 드러내는 시윤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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