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4화 설마 도망치려는 거야?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 도준 씨는 왜 아직도 안 돌아와?”

다른 사람이라면 공아름은 기다리기는커녕 자신보다 늦게 도착했다는 것만으로도 아마 화를 냈을 거다.

그런 그녀가 신분을 내려놓고 낮은 자세를 취하게 할 수 있는 건 세상에 민도준밖에 없다.

친구의 푸념에 민시영은 시계를 힐끗 보더니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게 말이야. 너무 오래 안 돌아오네.”

그녀는 이내 쇼핑 가이드를 힐끗거리며 물었다.

“혹시 아까 본 남성분 언제 갔는지 알아요? 혹시 언제 돌아온다고 말은 안 했나요?”

“네?”

쇼핑 가이드는 피팅룸을 힐끗 쳐다보더니 딱딱하게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방금 창고에서 정리하느라 못 봤어요.”

“저 사람한테 뭐 하러 물어봐.”

공아름이 귀찮은 듯 끼어들었다.

“민도준 씨가 한낱 쇼핑 가이드한테 그런 걸 말해주겠어?”

남자의 이름을 듣는 순간 쇼핑 가이드는 순간 멍해졌다. 그리고 끝내 어디서 그 이름을 들었던지 생각해낸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함부로 지껄이지 않은 과거의 자신을 칭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전화해 볼게.”

기다리다 못한 민시영은 끝내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민도준의 번호를 누르려던 순간 그의 문자를 받았다.

“오빠가 안 돌아온대. 위층 레스토랑에서 기다리겠다고 쇼핑 끝나면 찾아오라는데?”

“그럼 기다릴 거 뭐 있어. 얼른 가자.”

공아름은 민시영의 말을 듣는 순간 바로 일어섰다.

“그런데 권하윤 씨가 아직 안 나왔잖아. 조금만 더 기다리자.”

“기다리긴 뭘 기다려? 그 여자도 손발이 달렸으니 알아서 오겠지.”

권희연 때문에 권하윤에 대해서도 좋은 인상이 없었던 공아름은 민도준을 보고 싶은 마음에 민시영을 끌고 밖으로 향했다.

갑자기 끌려가게 된 민시영은 다급하게 안쪽에 대고 소리쳤다.

“하윤 씨, 우리 맨 위층에서 기다릴게요. 다 갈아입으면 찾아와요.”

“네.”

권하윤은 대충 대답하고는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지 않자 문을 비스듬히 열고 살금살금 밖을 살폈다.

민도준은 팔짱을 낀 채 옆에 기대어 서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