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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자기라고 불러 봐

민도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담담한 얼굴로 담배를 입에 물었고 민시영은 그의 속마음을 알 수 없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분위기는 순간 싸늘해졌다.

하지만 공아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공은채의 죽음이 자기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듯. 심지어 조금 짜증이 섞여 보이기도 했다.

침묵 속에서 권하윤은 민도준의 반응을 몰래 관찰했다. 이 기회에 그가 공은채에 대한 태도를 알아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민도준이 아무런 반응도 없이 담배만 피워대는 바람에 그녀는 아무것도 보아낼 수 없었다.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눌러 끈 민도준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정적을 깨트렸다.

“오늘은 이만 갈게.”

그가 일어서자 민시영과 공아름도 함께 일어났다.

게다가 공아름은 아예 손을 뻗어 그를 잡아당기려다가 민도준의 곁눈질 한 번에 화를 삼키며 손을 거두어들였다.

하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못한 채 입을 열었다.

“저 경성에 온 지도 며칠 됐는데 야경 한 번도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는데 오늘 함께 구경하면 안 돼요?”

민도준은 테이블 위에 놓인 차키를 손에 쥐며 민시영을 향해 턱짓을 하며 입을 열었다.

“네가 같이 가줘. 뭘 사든 내가 계산할 테니.”

“아니, 오빠!”

민도준이 미련 없이 떠나가자 공아름은 발을 동동 구르며 그의 등을 향해 소리쳤다.

“제가 돈이 부족할 것 같아요? 그저 도준 씨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런 거잖아요.”

하지만 민도준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손을 흔들었다.

옆에서 구경하던 레스토랑 손님들은 공아름이 남자에게 거절당한 거라고 생각했는지 자꾸만 그녀를 힐끗거렸고 그걸 본 공아름은 그들을 째려보며 소리쳤다.

“보긴 뭘 봐!”

그걸 본 민시영은 권아름이 화라도 내면 수습하기 어려울까 봐 곧장 그녀의 팔짱을 끼며 달랬다.

“오빠가 정말 급한 일이 있을 수도 있잖아. 우리끼리 쇼핑 해. 아까 우리한테 옷 몇 벌 사줄 때는 한참을 시간 끌더니 너는 마음대로 사라잖아. 네 덕분에 나 이번에 오빠 돈 제대로 뜯어먹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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