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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내 기분 좋게 하는 방법은 많아

민도준의 요구에 권하윤은 눈앞이 깜깜했다.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들키기라도 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민도준은 오히려 역할극에 빠져 있는 모습이라니 화가 나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그녀는 침묵을 유지하며 항의를 표했다.

“안 불러?”

차 안에 앉아 있던 민도준은 선팅이 되어 있는 차 유리로 밖을 내다보여 입을 열었다.

“왼쪽으로 돌아봐.”

그의 차는 마침 기둥 뒤에 세워져 있었기에 눈에 띄지 않았지만 사방을 경계하고 있던 권하윤은 이내 발견했다.

곧이어 들려오는 차 문 여는 소리에 권하윤은 운명을 받아들인 듯 낮게 얘기했다.

“가서 봐, 자기야.”

“착하네.”

민도준은 사실 자기야 소리가 그렇게 듣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그저 권하윤이 내키지 않으면서도 할 수 없이 운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재미있어서 그녀에게 이런 요구를 제기했지만 상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세글자를 내뱉는 순간 듣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그는 자비를 베풀 듯 다시 차 문을 닫고 그녀가 오기를 기다렸다.

전화를 끊은 권하윤은 마치 뭐라도 찾는 듯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발견한 민시영은 걱정하는 듯 먼저 물어왔다.

“왜 그래요?”

“저 차키 레스토랑에 두고 왔나 봐요.”

“네? 제가 같이 가줄까요?”

“아니에요.”

권하윤은 계획이 틀어질세라 두려워 곧바로 손사래를 쳤다.

“먼저 가세요. 저 차키 찾는 대로 바로 집에 돌아갈 거라서.”

“그래요 그럼. 도착하면 전화해요.”

어렵사리 두 사람을 떼어낸 권하윤은 다시 엘리베이터 쪽으로 돌아가더니 두 사람의 차가 주차장을 나서는 걸 보고 나서야 쪼르르 민도준 차로 달려갔다.

민도준은 조수석에 앉아 그녀가 도둑고양이처럼 경계하며 차에 오르는 모습을 보자 피식 웃었다.

“무슨 도둑도 아니고. 뭐 비슷한가? 도둑은 물건 훔치고 하윤 씨는 사람 훔치고.”

“…….”

권하윤은 말없이 안전벨트를 매더니 조수석에 앉은 민도준을 바라봤다.

“우리 어디 가요?”

그 말에 민도준은 느긋하게 의자에 기댔다.

“밥 먹으러.”

“밥은 방금 먹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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