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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자기야, 이따 봐

민도준에게 바로 속마음을 들켜버린 권하윤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공아름이 전에 권희연을 어떻게 대하는지 봤었던 기억이 순간 되살아났다.

사랑에 빠진 여자가 얼마나 민감한데 만약 그녀가 이상함이라도 눈치채는 순간 자기 최후가 비참할 거란 공포감이 휩쓸려 왔다.

게다가 전에 자주 아버지의 연주회를 들으러 왔었던 민시영도 언제 그녀를 알아볼지 모를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었기에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더군다나 비위를 맞추기 어려운 민도준까지 있으니 권하윤은 혼자 호랑이 굴에 들어간 토끼나 다름없었다.

때문에 민도준이 안으로 들어가면 몰래 도망치려 했는데 그 계획까지 민도준에게 발각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권하윤은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무슨 그런 말을, 도망치다니요. 제가 어떻게 도망치겠어요.”

민도준은 그녀의 말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그래, 안 그럴 것 같았어. 하윤 씨가 도망쳤다가 내가 화가 나서 아무 말이나 하면…… 그렇잖아. 그런 일은 하윤 씨도 안 하겠지.”

노골적인 위협에 권하윤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요. 그러니 먼저 들어가요. 저 곧 따라 들어갈 테니.”

“응.”

민도준은 만족한 듯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권하윤의 어깨를 잡은 채 그녀의 귓가에 소곤댔다.

“자기야, 이따 봐.”

“네.”

억지 미소를 지으며 민도준을 떠나보낸 권하윤은 그가 시선에서 사라지는 순간 웃음이 사라졌다.

‘상황 정말 개 같네!’

-

펜트하우스에 위치한 레스토랑은 야외에 있었고 자리마다 가림막이 놓여 있었다.

이미 해가 저물어 네온사인이 밝아진 야경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민도준은 갑자기 나타난 공아름을 보고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민시영을 힐끗 스쳐봤다.

“이 수법 이젠 질릴 때도 되지 않았나?”

민시영은 일부러 모르쇠로 잡아뗐다.

“무슨 소리야? 아까 아래층에서 만나서 내가 데려온 건데.”

“하.”

민도준은 피식 웃더니 담배 한 갑을 꺼내 입에 물더니 그제야 공아름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래요?”

공아름은 민도준이 시선을 보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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