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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다 봤어요?

민도준은 그녀의 말을 들은 체 만 체하며 피팅룸에 걸려있는 옷중 민시영이 말했던 허리가 드러나는 옷을 집어 들었다.

“이걸로 갈아입어 봐.”

하지만 권하윤이 움직이지 않자 눈썹을 치켜세우며 낮게 협박했다.

“아니면 이대로 나가고 싶어?”

그러고는 자잘한 입맞춤이 권하윤의 어깨에 떨어졌다.

“난 괜찮은데.”

권하윤은 말문이 막혀 민도준을 째려보더니 그의 손에 있는 옷을 확 낚아채 몸에 걸쳤다.

그 사이 민도준은 옆에 기대에 느긋하게 그녀를 쳐다보면서 때로는 손을 거들어 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녀를 희롱하려는 의도가 도와주려는 의도보다 훨씬 컸다.

민시영의 말대로 그 옷은 권하윤의 몸매를 더욱 부각해 주어 잘 어울렸다.

마침 허리 위쪽까지 오는 상의와 타이트한 치마 덕분에 새하얗고 가는 허리가 훤히 드러났다.

그렇게 보일 듯 말 듯한 모습은 오히려 사람을 더욱 자극했다.

민도준은 거침없이 그녀의 허리를 쳐다보며 헐렁한 상의 사이로 손을 넣어 손가락으로 그녀의 피부를 긁어대기까지 했다.

“정말 가느네. 힘 주면 부러질 것처럼.”

민도준의 장난기 섞인 손길에 권하윤은 욕지거리가 튀어나왔지만 꾹꾹 눌러 참으며 이를 악물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

“다 봤어요? 실컷 봤으니 이제 방법 좀 생각하는 게 어때요? 제수씨랑 같이 피팅룸에 갇혀 있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게 좋지 않겠어요?”

“응?”

권하윤의 다급한 모습과 달리 민도준은 매우 여유로워 보였다.

“이런 일은 하윤 씨가 나보다 경험이 더 많을 텐데.”

말하는 도중 허리에 둘러 있던 손에 힘이 더욱 가해졌다.

“어제 내 동생 달랠 때 잘하더구먼. 나까지 속아 넘어가게 했으니 공아름은 더 말할 것도 없겠네. 안 그래? 제수씨.”

자기와는 상관없다는 듯한 말투에 권하윤은 민도준이 아직도 자신이 한 일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쩔 수 없이 참을성 있게 먼저 그를 달래려 했지만 여전히 화가 나 있는 상태라 권하윤의 말에도 불평이 담겨 있었다.

“그게 다 누구 때문인데요? 전화를 끊었다고 진작 말해줬으면 저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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