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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겁도 많고 꾀도 많아

민도준은 그런 권하윤의 모습을 보면서 우스웠다.

“스스로 고개를 돌릴래, 아니면 내가 도와줄까?”

그녀는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강한 힘으로 그녀의 고집스러운 얼굴을 돌려놓았다.

“그만해, 응?”

그는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하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고개를 휙 돌려 창밖만 바라보았다.

민도준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래, 그럼 네가 거짓말한 일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아까 문자메시지에서 네가…….”

그러자 그녀는 화를 내며 말했다.

“말하지 말아요. 내가 방금 다 갚았잖아요!”

민도준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너는 나에게 딱 한 번 갚은 거고, 네가 오늘 한 거짓말이 한 개는 아닌 거로 아는데.”

이 말을 들은 권하윤은 순식간에 목소리가 기어들어 갔다.

“문자메시지에서 딱 한 번 속였잖아요. 다른 거짓말이 뭐가 있죠?”

민도준은 웃으며 그녀의 이마를 검지 손가락으로 살짝 톡 찌르더니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차를 몰고 한참이나 달렸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다.

결국, 그녀는 운전석에 앉아 있는 민도준을 몰래 쳐다봤다.

‘내가 오늘 그를 한 번 이상 속였다고 말하는 걸 보면, 혹시 최수인에 관한 일을 가리키는 것인가?’

‘설마, 그가 최수인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겠지?'

‘만약 믿지 않는다면 왜 나에게 더는 묻지 않지?’

민도준은 별장에 가려다가 중간에 전화를 받고 길을 바꾸어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차가 멈추자 하윤은 아주 빠르게 말했다.

“민 사장님께서 친히 저를 데려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럼 제가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녀가 막 차에서 내리려고 할 때 민도준에게 다시 잡혔다.

뜨거운 키스가 머리 위에서 내려왔고 그녀는 호흡곤란으로 얼굴이 붉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풀려났다.

“잘 들어가.”

그의 허락을 받은 하윤은 빠르게 달려갔다.

그 모습을 민도준은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

‘어린 애가. 겁도 많은 게 꾀도 많아.’

차에 시동을 걸며 그는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이 받지 않자 계속해서 전화를 걸었다.

일고여덟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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